이주열 한은 총재, 올해 0%대 성장 시사...기준금리 0.75% 동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국내 경제가 1%대 성장을 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준금리는 현행 연 0.75%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인터넷을 통한 생중계 기자간담회를 열어 “1%대로 가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코로나19 진행 상황에 따라 대단히 가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당히 조심스럽다”면서 “플러스 성장은 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에 대해 일부 기관이나 투자은행(IB)은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의 경우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추가금리 인하 여력에 대해 이 총재는 “금리 여력이 남아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정책 대응을 해나가겠다”며 “선진국이 금리를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실효 하한은 함께 내려갈 수 있다. 금리를 지난번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려 정책 여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실효 하한이 가변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금리 여력은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산업금융채권 등 특수은행채 단순 매입에 나선다. 이들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공급해 회사채 시장 안정을 간접 지원하는 방안이다.

현행 국채와 정부 보증채 외에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등 3개 특수은행채와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MBS(주택저당증권)를 포함한 것이다. 한은의 단순매매 대상 증권 확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이번 조치로 금융기관들 자금조달이 용이해지고, 자금조달 비용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산은채 등 특수은행채 매입을 통해 금융기관에 자금을 공급하게 되면, 특수은행들은 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회사채 매입에 활용하면 채권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 환매조건부(RP) 매매 대상증권과 대출 적격담보증권에 예금보험공사 발행채권(정부 비보증 예보기금특별계정채권)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오는 14일부터 시행된다. 유효기간은 내년 3월 31일까지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수준(0.75%)으로 동결했다. 이미 코로나19 사태로 긴급히 큰 폭의 기준금리를 인하한 상황에서 당분간 정책 효과를 지켜보며 정책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달 16일 임시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75%로 0.50%P 전격 인하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