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20]코로나19에도 유권자 권리 행사…투표소마다 시민 줄 이어

발열체크 후 손소독-비닐 장갑 착용
코로나19 공포도 투표 의지 못꺾어
"비례대표 투표용지에 1-2번 어딨나"
"마트 영수증보다 길다" 푸념도

대전 외삼중학교에 마련된 노은3동 제1투표소
대전 외삼중학교에 마련된 노은3동 제1투표소

“코로나19가 문제인가요. 아이들 미래를 위해 유권자로서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러 나왔습니다.”

15일 오전 9시 10분 노은3동 제1투표소가 마련된 대전시 유성구 외삼중학교에는 21대 총선에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시민이 줄을 이었다. 코로나19 공포도 유권자 투표 의지를 꺾지 못한 것.

60대 노부부부터 밤샘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온 20대 휴학생, 갓난 아이를 안고 나온 싱글맘 등이 소중한 한 표를 위한 발걸음을 서둘렀다. 이들 유권자는 투표에 앞서 공보물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살펴보며 지지할 후보자 선택에 신중을 기했다.

여야 후보들도 승리를 기원하며 투표에 참여했다. 세종갑 선거구로 출마한 김중로 미래통합당 후보가 금남면 제4투표소인 영곡정보화교육장을 찾아 투표했고, 인접한 세종을 김병준 후보는 가재마을12단지 커뮤니티센터에서 유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했다.

유권자들은 감염을 막기 위해 투표소에 들어가기 앞서 발열 체크를 한 후 손을 소독, 일회용 비닐장갑을 낀 뒤에야 투표를 할 수 있었다. 대기자 간 간격을 유지하기 위한 1m 대기선도 등장했다.

유권자들이 얼굴 절반을 마스크로 가린 채 투표에 참여하면서 선거관리위원들이 신분증 대조작업 중 마스크를 내려달라는 요구를 하는 광경도 연출됐다. 이 때문에 대기에서 기표까지 한 표를 행사하는 데는 예전 선거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이모(여·35)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도 등교를 못하고 있지만 해야할 일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혹시나 모를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세종시 다정초등학교에 마련된 새롬동 제5투표소
세종시 다정초등학교에 마련된 새롬동 제5투표소

세종시 다정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새롬동 제5투표소)에서는 '스마트포털 세종엔'을 활용, 투표 줄서기를 최소화하는 유권자가 눈에 띠었다. 세종엔은 투표소 위치와 대기상황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로 세종시가 개발했다.

박현석 씨는 “자녀를 둔 아빠로서 코로나19에 걸리면 안 되지 않나. 감염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세종엔을 활용해 투표 대기줄이 적은 시간대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에서 첫 선거권을 얻은 만 18세 청소년도 투표소를 찾았다. 첫 투표를 마친 김모(남·18)군은 “제 인생 첫 선거여서 기분이 묘했다. 우리 동네를 잘 살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반석초등학교에 마련된 노은3동 제3투표소
반석초등학교에 마련된 노은3동 제3투표소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통해 길어진 투표용지에 대한 오해와 불만이 쏟아졌다. 대전 반석초등학교에 설치된 노은동 제3투표소를 찾은 70대 여성은 선거사무원에게 비례대표 투표 용지에서 1·2번이 없는 이유를 물었다.

유통마트 영수증보다 길다는 푸념도 나왔다. 김상혁 씨는 “정당 후보자들 막말에 실망했는데, 비례대표 투표 용지를 보면서 또 한번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마트에서 일주일 치 장을 봐도 그만큼 길지 않을 것”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총선기획팀=조정형(팀장) 강우성·박지성·성현희·송혜영·안영국·안호천기자 polic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