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규제, 일본은 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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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원상회복'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지난해 7월 일본이 수출규제를 전격 단행하며 근거로 내세운 사유가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나라의 재래식 무기 '캐치올'(상황허가) 통제는 이전보다 강력해졌다. 대외무역법 개정을 통해 재래식 무기에 대한 캐치올 통제를 명문화했고, 다음 달 19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수출관리 조직과 인력도 강화했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무역안보 전담 조직을 과 단위에서 국 단위 조직으로 확대 개편했다. 또 수출관리 심사 인력을 대폭 확충했고, 전략물자 관리와 기술유출 방지 등 무역안보 업무의 전문성도 강화했다.

기존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 체제로 전환된 극자외선(EUV) 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의 수출 거래도 건전한 수출 실적이 충분히 축적됐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또 한·일 양국이 지난해 11월부터 수출관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국장급 정책 대화를 재개해 긴밀하게 소통해 왔다는 점도 수출 규제를 원상회복하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일본이 답할 차례다. 일본은 한사코 아니라고 하지만 이번 수출 규제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경제보복'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세계 무역사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치졸한 조치다. 일본은 반도체를 비롯한 우리 핵심 산업을 타깃으로 했지만 오히려 자국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의 피해가 커지는 역효과를 초래했다. 정치 문제를 경제 대결로 몰아가는 것은 양국 모두에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됐다.

지금 글로벌 산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밸류체인(GVC) 급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한·일 양국은 정치적으로는 미묘한 긴장관계에 빠지더라도 산업계는 긴밀하게 소통하며 양국 산업이 동반성장하는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제 수출 규제를 원상회복하고 GVC 변화에 공동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달 말까지 일본 정부의 건설적인 해결책이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