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기 전 삼성 사장, 중국 안 간다…"후배들에게 누 끼칠 수 없어"

기술유출 우려 커지자 괴로움 토로
중국 ES윈 부총경리직 내려놓기로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 <전자신문 DB>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 <전자신문 DB>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이 중국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구동 칩 회사 ES윈 부총경리 직을 내려놓고 한국에 남기로 결정했다. 지난주 장 전 사장의 ES윈 부총경리 선임 소식이 본지 보도로 알려진 후 국내 반도체 인력 및 기술 유출 우려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바 있다.

<본지 6월 11일자 17면 참조>

특히 장 전 사장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를 두루 경험했고,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까지 지낸 존경받던 기술경영인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 장 전 사장은 이 같은 업계의 우려에 상당히 괴로워하며 중국행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은 중국 OLED 구동 칩 회사 ES윈 부총경리(부회장 격)를 그만두고 한국에 남겠다는 결정을 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장 전 사장이 중국으로 간 소식이 전해진 뒤 각종 추측 보도가 쏟아져 상당히 괴로워했다”며 “오랫동안 일한 회사(삼성전자)와 후배에게 조금이라도 누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ES윈을 그만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장 전 사장은 40여년 간 삼성전자에서 일했던 인물이다. 삼성전자 LCD사업부장, 중국삼성 사장, 중국전략실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삼성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사업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퇴임 후인 지난 2월, 장 전 사장은 BOE 창업자 왕둥성 회장이 설립한 OLED 구동 칩 회사 ES윈에서 부총경리 직을 맡았다.

업계는 삼성전자 사장까지 지낸 초고위층 경영진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최대 경쟁사인 BOE와 밀접한 회사 부회장직을 맡는다는 소식에 충격에 휩싸였다. 또 각종 기술과 인력 유출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에 장 전 사장은 고심 끝에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ES윈은 왕둥성 회장이 BOE 디스플레이 패널에 장착되는 칩을 공급하기 위해 만든 회사다. 세계 OLED 구동 칩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