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앞당긴 비대면 사회, 교육의 미래는?

KAIST, 'GSI 국제포럼' 전세계 생중계
코세라 CEO·미네르바스쿨 설립자 등
“온라인으로 교육·직업 기회 얻을 것”

“코로나19는 교육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전통대학 절반이 사라지고 인터넷 교육 기업이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옵니다. 온라인 교육으로 모두에게 학습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세계 모두가 노력해야 합니다.”

24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 글로벌전략연구소(GSI·소장 김정호)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 미래를 조망하는 'GSI 국제포럼 2020'을 온라인 개최했다. 주제는 '비대면 사회 교육미래와 과학의 역할'이었다.

신성철 KAIST 총장이 24일 개최한 글로벌전략연구소(GSI) 국제포럼 2020에 앞서 환영사를 건네는 모습.
신성철 KAIST 총장이 24일 개최한 글로벌전략연구소(GSI) 국제포럼 2020에 앞서 환영사를 건네는 모습.

GSI는 이날 교육 분야 세계 거물들을 모아 코로나19 사태가 빚은 교육권 침해 상황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온라인 교육'이 포럼 주요 화두였다.

온라인 공개강좌(MOOC) 대표주자 '코세라'의 제프 마지온칼다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교육 환경이 와해와 붕괴를 겪고 있고, 온라인 교육이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온라인 교육이 가미된 융합 교실과 온라인 자격증 수업, 직업 연계교육 등이 미래에 확대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이들이 온라인 교육의 장점을 알게 됐다”며 “더욱 많은 이들이 온라인으로 교육·직업의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벤 넬슨 미네르바스쿨 설립자의 스피치 모습. 그는 코로나19로 빚어진 변화를 기회 삼아 교육 방식을 온라인으로 일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벤 넬슨 미네르바스쿨 설립자의 스피치 모습. 그는 코로나19로 빚어진 변화를 기회 삼아 교육 방식을 온라인으로 일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캠퍼스 없는 대학'으로 교육 혁신을 주도한 벤 넬슨 미네르바스쿨 설립자는 코로나19 이후 전통 고등교육으로 회귀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기회로 훨씬 많은 온라인, 모두가 접근 가능한 교육이 시작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대학체제 자체의 변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벤 넬슨 설립자는 “최고 수준 학생도 대학 학기 후 90% 수강 내용을 잊어버린다”며 “과거에 매달리는 대학은 멸망할 것이며, 변화 기회를 수용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GSI 국제포럼 2020 프로그램
GSI 국제포럼 2020 프로그램

적지만 이견도 있었다. 바람 베크라드니아 영국 고등교육정책연구원장은 “온라인 교육은 수강을 완료하는 비중이 낮다는 문제가 있다”며 “온라인 교육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지만, 대면 수업 다음으로 중요한 방안이 돼야 한다고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온라인 교육 활성화 관건으로는 변화와 정보통신기술(ICT)이 거론됐다. 앤서니 살시토 마이크로소프트(MS) 교육부문 부사장은 “데이터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기술을 축으로, 교육 관련 사람과 문화 변화도 함께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교육 확대를 방해하는 '디지털 격차' 해소도 주요 주제였다. 사디아 자히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전무이사는 “코로나19는 기존 디지털·교육 격차를 더욱 극대화할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지속적으로 교육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포럼은 KAIST GSI가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연 행사다. 유튜브 KAIST·KTV 채널, 네이버 TV를 통해 전세계 실시간 중계됐다.

포럼을 주관한 KAIST GSI의 김정호 소장(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포럼을 주관한 KAIST GSI의 김정호 소장(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김정호 KAIST GSI 소장은 “대학생을 포함해 모든 연령대 학생이 코로나19 사태로 충분히 교육받을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온라인 교육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신성철 총장은 “KAIST는 교육과 ICT를 결합하는 '에듀케이션 4.0'을 2012년부터 추진하고 있고, 지난 3월부터 1200개 교과목을 온라인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가 겪는 어려움이 미래 교육을 재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