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IBM 차세대 서버용 CPU '파워10'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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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자외선 기반 7나노 공정 적용
내년 하반기 '파워10' 상용화
컴퓨팅 시장 핵심 고객사 확보
이재용 '시스템 반도체 비전' 가속

삼성전자가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위탁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등 글로벌 컴퓨팅 시장을 주도하는 IBM을 고객사로 확보함으로써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비전 달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파운드리 사업은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IBM은 17일(현지시간) 차세대 서버용 CPU '파워10'을 공개하고 삼성전자의 극자외선(EUV) 기반 7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지난 2018년 12월 차세대 CPU 생산 협력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는 칩이 완성돼 구체적인 제품과 함께 협력 내용이 추가 공개됐다.

IBM 파워10 CPU<사진=IBM>
<IBM 파워10 CPU<사진=IBM>>

IBM은 수백여개 특허로 파워10을 설계하고, 자사 제품군 가운데 최초로 EUV 기반 7나노 공정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기존 제품(파워9) 대비 동일 전력 기준 성능을 최대 3배까지 향상했다고 덧붙였다. IBM은 내년 하반기 파워10 CPU를 적용한 서버를 출시할 예정이다.

IBM은 7나노 CPU와 서버를 통해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기술 진입 장벽이 높고 대규모 투자비가 소요되는 7나노 CPU로 경쟁사들과 차별을 두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서버용 CPU 시장 1위인 인텔은 7나노 CPU 양산에 차질을 빚고 있고, AMD가 7나노 CPU를 상용화했다. 이런 IBM이 차세대 전략 제품인 7나노 서버 CPU 생산을 삼성에 맡긴 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경쟁력을 높이 평가한 결과다. 파운드리 사업 육성과 함께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을 목표로 내건 삼성전자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화성 파운드리 공장 전경<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 파운드리 공장 전경<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70조원 규모에 이르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만 TSMC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와 다소 점유율 차이가 있지만 7나노 이하 미세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파운드리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삼성은 5나노, 3나노 등 경쟁사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최첨단 미세공정 기술로 파운드리 시장 선두권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첨단 공정 기술에 힘입어 퀄컴, 페이스북, 시스코, 구글 등 세계적 기업으로부터 반도체 위탁생산을 수주하면서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2017년 파운드리사업부 출범 후 초미세 공정 기술과 생태계 강화, 고객 확대 등을 통해 올해 2분기 기준 분기 및 반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IBM 차세대 CPU 수주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당시 버지니아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CEO)를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만나 5세대(5G) 이동통신, AI, 클라우드 등 미래 기술 분야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과 IBM은 2015년 업계 최초로 7나노 테스트 칩 구현을 발표하는 등 10년 이상 공정기술 연구 분야에서 협력해 왔고, 드디어 생산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했다.

지난 6월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를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번째)와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진. <사진=삼성전자>
<지난 6월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를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번째)와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진. <사진=삼성전자>>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