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이끌 DGIST 연구성과]<5>고효율 빛 변환 메커니즘 발견

이셀레늄화텅스텐 활용해 '이중공명 합 주파수' 생성
빛 파장 20배 이상 증폭…다양한 광학기술 활용 가능
2차원 반도체 물질계 '밸리자유도' 생성 연구 진행 중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신물질과학전공은 새로운 물질 개발과 기본 물성을 연구하는 기초과학과 신기능 소재를 이용하는 응용과학이 조화된 융합 학문이다. 특히 이학과 공학 분야 연구실이 공존하며 진정한 융·복합 연구가 가능하다. 차세대 고부가가치산업에 필요한 기술집약분야인 신물질, 생체소재, 나노소재, 기능소재, 극한소재 등 세상에 없는 물질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이재동 신물질과학전공 교수 연구팀은 최근 2차원 반도체 물질 이셀레늄화텅스텐(WSe2)이 가지는 특정한 빛 파장 주파수를 조합해 다양한 빛과 밝기를 변환할 수 있는 '이중공명 합 주파수 생성' 방법을 최초로 발견했다. 광통신 분야를 비롯한 양자컴퓨팅, 비선형 광현미경 분석 등 다양한 광학기술을 한 차원 도약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차원 반도체 물질인 이셀레늄화텅스텐이 갖는 특정 빛 파장 주파수를 조합해 다양한 빛과 밝기를 변환할 수 있는 방법을 최초로 발견한 DGIST 연구팀. 김현민 바이오융합연구부 책임연구원(왼쪽), 이재동 신물질과학전공 교수(오른쪽), 제1저자 김영재 박사 후 연구원(앞)
이차원 반도체 물질인 이셀레늄화텅스텐이 갖는 특정 빛 파장 주파수를 조합해 다양한 빛과 밝기를 변환할 수 있는 방법을 최초로 발견한 DGIST 연구팀. 김현민 바이오융합연구부 책임연구원(왼쪽), 이재동 신물질과학전공 교수(오른쪽), 제1저자 김영재 박사 후 연구원(앞)

인류 문명은 빛을 다루기 위한 노력을 통해 발전해 왔다. 빛의 생성과 변환기술은 산업과학기술부터 광통신, 광의료, 광에너지 등 미래첨단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빛에너지는 진동하는 다양한 주파수를 가지고 있으며, 빛의 원리를 이용해 반도체 물질이 가진 주파수를 활용한 광연구가 다각도로 진행 중이다.

반도체는 전기전도율 조절이 가능한 물질이다. 전자가 존재할 수 없는 에너지 금지대를 사이에 두고, 전자가 존재하는 가전자대(반도체나 부도체에서 가전자에 의해 채워진 에너지 밴드)와 전도대(전자가 조금밖에 존재하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레벨의 에너지대)가 연속적인 에너지밴드로 이뤄져 있다. 에너지밴드 내에 특정 주파수 빛인 광펄스가 입사되면 에너지 진동 폭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공명이 일어난다. 이때 전자들이 에너지 금지대를 통과해 활발하게 이동하면서 새로운 전류나 빛이 생성된다. 이러한 에너지 밴드의 공명을 조절해 빛의 색 변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낮은 효율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이차원 반도체 물질인 이셀레늄화텅스텐의 이중 공명 광학 합 주파수 생성 모식도
이차원 반도체 물질인 이셀레늄화텅스텐의 이중 공명 광학 합 주파수 생성 모식도

연구팀은 차세대 반도체소재로 각광받는 2차원 물질인 이셀레늄화텅스텐이 가시광선에 반응하면서 빛 흡수율이 높아 여러 개의 공명 주파수를 가지는 특성에 주목했다. 이셀레늄화텅스텐에 입사되는 두 개의 광펄스를 같은 출력으로 조절해 더욱 강력한 두 개의 공명이 동시에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색의 변환과 더불어 극대화된 고출력의 광펄스가 방출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성과는 두 개의 공명을 이용해 빛의 파장이 20배 이상 손쉽게 증폭 가능했기 때문에 다양한 광학기술에 활용 가능하다.

이셀레늄화텅스텐의 에너지 밴드 구조에서 이중공명 합 주파수 생성이 일어나는 상세 메커니즘과 이론, 실험 연구 결과 그래프
이셀레늄화텅스텐의 에너지 밴드 구조에서 이중공명 합 주파수 생성이 일어나는 상세 메커니즘과 이론, 실험 연구 결과 그래프

이재동 교수는 “빛의 출력 증폭과 고효율로 빛의 색 변환이 2차원 물질에서 손쉽게 가능함을 규명했다”고 말했다. 공동연구를 진행한 바이오융합연구부 김현민 박사는 “고차원 광변형 기술과 광통신 플랫폼의 발전 등 새로운 연구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성과를 토대로 현재 같은 이차원 반도체 물질계에서 밸리자유도(2차원 반도체에서 전기장하의 전자 운동을 결정하게 되는 밴드 밸리)에 선택적인 원편광 빛의 합주파수 생성을 계획 중이다. 이는 단순 광변형 또는 광통신에서 양자정보 플랫폼으로 확장이 가능한 새로운 발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