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트래픽 양과 서비스 품질은 무관”···'서비스 안정성 확보의무 논란'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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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페북 2심 판결서 '기준 모호' 판단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19일까지 입법예고
업계 "트래픽 1% 이상 기준 수정해야"

법원, “트래픽 양과 서비스 품질은 무관”···'서비스 안정성 확보의무 논란' 변수로

방송통신위원회와 페이스북 2심 판결 법원이 '트래픽 양과 서비스 품질은 무관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확인, 부가통신사업자 서비스의 안정성 확보 의무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 총 트래픽의 1% 이상 부가통신사업자가 트래픽 변동 등을 고려한 안정성 확보 의무를 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법원 판결은 이와 배치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서울고등법원이 지난 11일 판결한 방통위-페이스북 2심 소송 판결문에는 '트래픽 양의 감소'와 관련한 내용이 포함됐다.

법원은 “트래픽 양은 단순히 송·수신되는 데이터의 양 또는 서버 등 시스템에 걸리는 부하를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화제성, 호출되는 콘텐츠의 성질, 이용자 수의 변화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법원은 “트래픽 양은 기본적으로 네트워크 품질과 무관하다”면서 “설령 피고(방통위) 주장과 같이 네트워크 품질이 저하돼 트래픽 양이 감소했다 하더라도 트래픽 양 변화로 서비스 품질 저하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은 전혀 없다”고 판시했다.

페이스북의 접속 경로 변경으로 트래픽 양 감소 등 이용자 피해가 발생했다는 방통위 주장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이 판결은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의무를 명시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과 연관된다. '서비스 품질'은 '서비스 안정성'을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명 이상이면서 트래픽 양이 국내 총 트래픽의 1% 이상'인 부가통신사업자에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의무를 부과했다.

대상 사업자는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 트래픽의 과도한 집중 등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와 트래픽 양 변동 추이를 고려해 서버 용량, 인터넷 연결의 원활성 등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인터넷업계는 법원 판결처럼 트래픽 양 변화는 주변 상황의 영향을 받는 가변적인 것으로, 서비스 품질(안정성)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트래픽 1% 이상이라는 것은 명확한 기준과 근거가 없으며, 트래픽 양 변동 추이를 고려한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의무 역시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8일 과기정통부가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인터넷업계는 1% 기준이 불명확하다고 반발했다. 모수인 국내 총 트래픽이 통신사 백본망 용량 조정 등 임의 변경이 가능하며, 부가통신사업자 외 다른 트래픽의 영향을 받아 불안정하고 유동적이라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가입자 100만명 이상과 트래픽 1% 이상 기준에 모두 해당하는 사업자가 대상이다. 1% 기준 조항이 삭제되거나 변화가 생긴다면 대상 사업자 기준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15일 “인터넷업계는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합리적인 기준이라면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라면서 “다음 달 19일까지의 입법예고 기간에 이번 판결 내용 등을 반영한 의견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