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구산업, R&D 생산성 향상에 날개 달다 <4>최상돈 아주대 교수, 자가면역치료제 개발·기술이전

자가면역질환은 신체 조직이나 세포에 대한 비정상적 면역반응이 원인이다. 전신홍반루푸스,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성척추염, 건선, 제1당뇨병 등을 포함, 80여가지의 질환을 동반한다. 세계적으로 연간 1700만명이 면역 억제제 치료를 받고 있다. 대표적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620만명, 국내에선 23만여명이 고통받고 있다.

자가면역질환의 의약품 시장 규모도 매년 커지고 있다. GBI리서치는 2022년까지 연간 평균 약 3.63%씩 성장, 754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치료용 항체 개발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는 개발된 상태다. 그러나 완치보다는 증상완화를 돕는데 그치고 있으며 일부 치료제는 쇠약감, 우울증, 피로감, 체중 감소 등 다양한 부작용을 동반한다.

[기획]연구산업, R&D 생산성 향상에 날개 달다 <4>최상돈 아주대 교수, 자가면역치료제 개발·기술이전

최상돈 아주대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7년, 류마티스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을 부작용없이 치료하는 물질을 개발해 관심을 받았다.

자가면역질환은 병원체가 침투했을 때 이를 인식하는 '톨-유사수용체4(TLR4)'의 과도한 반응으로 인해 일어난다. 연구팀은 TLR4 신호전달경로를 제어하는데 적합한 펩타이드를 발굴했다. 펩타이드는 소수 아미노산이 연결된 형태로, 생체친화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제조가 쉽다.

연구팀은 이 펩타이드를 쥐의 면역세포와 인간 신장 세포 등에 실험·적용해 TLR4의 신호전달경로가 차단돼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가 감소하고 류마티스관절염 증상이 치유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결과는 2017년 2월 27일 생물소재 분야 국제학술지인 '바이오머터리얼스'(Biomaterials)에 게재됐다. 펩타이드 물질 개발로 류머티스관절염, 패혈증 등 자가면역질환, 염증성질병의 새 치료제 개발에 기대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구는 이듬해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산업육성사업의 추가 R&D 과제로 선정됐다. 추가 R&D 사업은 대학·출연연 등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유망기술의 기술이전, 창업을 위해 기획됐다. 연구자와 기술수요기업을 매칭, 시제품 제작과 성능 향상 등 기술사업화에 필요한 추가 R&D를 2년간 지원한다.

[기획]연구산업, R&D 생산성 향상에 날개 달다 <4>최상돈 아주대 교수, 자가면역치료제 개발·기술이전

연구팀은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에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소분자의 비임상 연구결과를 확보, 기술수요기업에 이전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펩타이드 최적화를 통해 최종적으로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및 염증성질환 치료용 펩타이드 약품 후보물질과 비임상 연구결과 확보한다는 세부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토대로 루프스, 건선 또는 류마티스 치료제 개발을 위한 억제력이 우수한 신규물질 발굴과 적응증 확장을 위한 심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노인성 자가면역질환과 염증성질환의 치료제 개발을 위한 동물·독성실험을 통해 다양한 비임상 결과를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총 11편의 SCI급 논문을 게재하고 8건 특허출원, 3건 특허등록 성과를 얻었다.

최상돈 교수(맨뒷줄 왼쪽 첫번째)와 연구진.
<최상돈 교수(맨뒷줄 왼쪽 첫번째)와 연구진.>

2018년 8월엔 기술수요기업인 바이오 신약개발 전문기업 젠센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특허의 소유권 이전을 통해 기술을 이전했고 젠센은 곧바로 루푸스치료제 상용화에 본격 착수했다.

최 교수는 지난 7월엔 실험실 연구성과 기반으로 치료제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교원창업 형태 스타트업도 설립했다. 자가면역질환과 염증성질환, 바이러스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개발전문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TLR을 이용한 치료제가 한 가지 질병에 효과를 보이면 다른 많은 질병에 적용할 수 있어 초대형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활용한 단백질 도메인 예측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법 또한 다양한 선도물질 발굴에 적용할 수 있어 신약 개발 핵심 기술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상돈 교수는 “대학·출연연이 개발한 원천기술을 바로 기업으로 이전해 상용화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기술수요기반으로 지원되는 추가 R&D 사업과 같은 후속 연구개발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추가 지원에 힘입어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노인성 자가면역 치료제를 개발하고 일부 기술은 신약개발회사에 기술이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