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업계가 코로나19 한파 속 예년보다 뒤늦게 하반기 공개 채용에 돌입한다.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룹사 차원의 대규모 공채 대신 계열사별 자체 채용으로 전환하는 기업이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화상 면접 등 비대면 채용 방식도 적극 도입하는 추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올 하반기 그룹사 신입 공채를 별도로 실시하지 않고 계열사별 자체 채용으로 전환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매년 상·하반기마다 그룹사 대졸 공채를 진행했지만, 올 하반기에는 대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각 계열사별 '핀셋 채용'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그룹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디지털 전환(DT)에 필요한 인력부터 우선 채용하기로 했다. 롯데정보통신·홈쇼핑·GRS·칠성음료 등 4개사는 DT, 인공지능(AI), 엔지니어, 정보통신(IT), 사용자경험(UX) 등 디지털 전환에 필수적인 직무 중심으로 신입 공채를 실시한다. 인성검사는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비대면 해커톤도 전개해 우수 인재 확보에 공을 들였다.
CJ그룹 역시 올해부터 그룹 공채에서 계열사 채용 방식으로 전환했다. 상반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CJ푸드빌과 CJ CGV는 하반기 채용을 건너뛰고 CJ제일제당·대한통운 등 6개사만 공채와 수시 채용을 병행하기로 했다.
이날 채용 일정을 확정한 신세계그룹도 예년보다 채용 규모를 줄였다. 상반기 공채가 없었던 만큼 하반기에는 예정대로 대졸 신입 공채를 진행하지만 참여 계열사는 지난해 14개에서 올해 10여개로 축소됐다. SSG닷컴과 신세계프라퍼티 등 성장 동력으로 삼은 계열사 위주로 채용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어려운 업황에도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는 곳도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내달 중순으로 공채 일정을 미뤘지만 채용 규모는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백화점과 홈쇼핑, 면세점 등 계열사별로 비대면과 대면 방식을 병행해 채용을 진행한다.
BGF그룹은 올 하반기 그룹 전체로 채용 규모를 확대했다. BGF리테일을 비롯해 BGF로지스, BGF에코바이오, 헬로네이처 등 계열사에서 총 100여명 채용할 계획이다. 공채 외에도 인턴십과 경력직 수시 채용 등을 병행해 올해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렸다.
성장세가 가파른 쿠팡 역시 내달 4일까지 신입 개발자 채용을 위한 '온라인 테크 캠퍼스 리쿠르팅'을 실시한다. △백엔드(자바) △모바일(Android, iOS) △프론트엔드 △머신러닝·딥러닝 엔지니어 △데이터 엔지니어 등 총 5개 부문에서 인력을 모집한다.
특히 각 업체는 코로나 여파에도 차질 없는 인재 확보를 위해 비대면 채용 시스템을 적극 도입했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인적성검사와 화상 면접 등 전형 절차를 비대면으로 전환한다.
CJ도 각 계열사별 온라인 테스트 전형과 비대면 화상 면접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BGF그룹은 캠퍼스 방문 대신 유튜브를 통한 채용 설명회와 온라인 실시간 상담을 제공한다. 인적성 검사도 비대면 방식의 AI 시스템을 도입했다.
티몬은 면접부터 입사, 근무까지 채용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랜선입사제도'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채용 후 부서배치와 업무 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필요한 IT기기를 자택으로 발송한다.
정부옥 롯데지주 HR혁신실장은 “이번 하반기 채용은 비대면 확산 속에 그룹 디지털 전환을 주도할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