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사물 자율 동작케 하는 '액션 브레인' 개발

사물들이 스스로 행동을 결정하게 만드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사물 자율 지능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 지능화를 이루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은 임무수행에 필요한 단독 및 협업 행동을 사물들이 스스로 결정, 시너지를 발휘하게 하는 '액션 브레인'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그동안은 기술은 개발자가 미리 정의한 규칙을 기반으로 기계 동작을 수행하는 방식이 주였다. 이 경우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ETRI는 딥러닝 기술인 모방학습 및 강화학습, 유연하게 행동과 위치를 정하는 '동적 플래닝' 기술을 조합해 여러 사물이 서로 협동하면서도 복잡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기술을 개발했다.

스마트제조 액션브레인 물리환경 구축 예시
스마트제조 액션브레인 물리환경 구축 예시

우선 적용 가능한 곳은 스마트 공장 등 제조 분야다. 기술을 로봇에 적용하면 생산노동자 행동을 인식, 모방하고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빠르게 학습할 수 있다. 스스로 행동지능을 생성하고 다른 여러 로봇과 소통이 가능하다. 차이가 발생하면 스스로 보정, 현장에 맞게 최적화한다. 공장 조건 변화, 생산 과정의 새로운 요구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로봇 제어 소모 시간을 줄이고 공장 가동 시간을 늘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화재 등 재난 현장에도 적용된다. 재난 현장에서 구조대원을 대신해 현장에 진입하고 재난 상황 및 요구조자 정보를 손쉽게 파악한다.

재난대응 엑션브레인 시스템 요소 기술
재난대응 엑션브레인 시스템 요소 기술

연구진은 다양한 가상 공간에서 병렬 강화학습을 통해 '탐색지능'을 개발하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재난 지역에서도 드론끼리 서로 협동해 주어진 공간을 빠르게 탐색할 수 있도록 한다. 수집된 정보는 구조대원에게 전송, 위험도와 탐색 시간을 줄여 골든타임 내 인명을 구조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액션브레인 기술은 1.0 베타버전으로서 현재 개념 검증 단계다. 미국표준기술연구소(NIST)에서 정의한 지능형시스템 자율도 등급(ALFUS) 6단계(사람이 사후 승인하는 수준)를 목표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연구진은 또 본 기술을 바탕으로 '사물지능 공통 소프트웨어(SW) 프레임워크'를 구성, 다양한 응용 분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2단계 과제에서는 실제 산업 분야 요구사항과 기술 실증을 함께 병행할 계획이다.

박준희 ETRI 스마트ICT융합연구단장은 “액션브레인은 가트너(Gartner)가 정한 미래 10 전략기술인 자율 사물의 핵심 기술”이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사물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율형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여는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