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고객 만족 이어 '판매자 만족' 경쟁

우수 판매자 유치 성공 척도로
11번가 '바른 정산' 서비스 등
셀러 위한 지원정책 마련 고심
중개 거래 공정화 법제화 움직임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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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업체들이 '판매자 만족' 경쟁에 돌입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언택트) 소비 확산으로 시장이 커지면서 고객 만족의 바로미터로 우수한 판매자를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경쟁이 치열한 기존 e커머스 시장에 신세계그룹 SSG닷컴까지 오픈마켓 도입을 확정하면서 차별화된 상품 소싱을 위한 판매자 유치 및 지속 입점이 가격과 빠른 배송, 멤버십 혜택만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e커머스 시장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재확산한 지난 8월 인터넷쇼핑 거래금액은 14조383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7.5% 증가했다. 2001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e커머스 업체들은 중소판매자들을 위한 지원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을 실행하는 곳은 11번가다. 11번가는 이달 초부터 '11번가 빠른정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늘발송' 카테고리에서 고객이 주문 당일 바로 제품을 발송한 판매자를 위해 마련한 무료 서비스다. 배송된 바로 다음날 정산금액의 70%를 먼저 지급한다. 나머지 30%는 이후 고객이 11번가에서 구매확정한 다음날 정산된다. 일반 정산보다 7일가량 앞당겨 받을 수 있어 업계에서 가장 빠른 정산서비스로 꼽힌다. 4만8000여 판매자가 대상이다. 또한 11번가는 중소 판매자들이 해결하기 어려운 매출 지표, 고객의 상품 구매 유입 경로, 쿠폰 효율, 판매자 평점 등을 무료로 분석해주는 판매자 맞춤형 서비스 '셀러 애널리틱스(Seller Analytics)'도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결제 완료 후 5∼6일 안에 정산해주는 '빠른 정산 서비스'를 연내 도입할 예정이다. 판매자에게 더 좋은 판매환경을 제공해 판매자와 e커머스 모두 성장하는 선순환 협력관계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빠른 정산은 판매자들에게 수수료 인하만큼 필요한 지원책이다. 빠른 자금회수로 재고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현재 소셜커머스 정산주기는 최대 두 달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까지는 빠른 정산을 받으려면 금융업체와 함께 제공하고 있는 유료서비스를 이용해야 했다.

중소판매자들의 물류비용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한 지원도 등장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자체 배송 서비스인 '스마일배송' 물류센터에 입고하는 중소판매자들의 물류 보관비를 지난 6월부터 최대 40% 인하해주고 있다. 또한 오픈마켓 사업을 위해 판매자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롯데온은 판매자지원팀을 구성, 전용 광고예산을 지급하기도 했다. 초보 판매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판매 노하우를 알려주는 영상 콘텐츠도 제작해 제공한다.

티몬은 라이브커머스 지원을 통해 판매자를 돕고 있다. 우수 판매자에게 추가 1회 방송 혜택, 멀티채널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적용 등을 통해 판매자 스스로 상품과 방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다. 티몬측은 이 정책을 통해 판매자의 43%가 혜택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같은 판매자 지원정책은 정부의 법제화로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입법예고했다. 상품가격의 과도한 인하 강요, 일방적인 정산절차 등 경제적 이익 강요, 입점업체의 타 오픈마켓 입점방해, 입점업체에 대한 수수료율 책정, 판촉활동 비용 배분 등 그동안 중소상공인들이 필요로 했던 내용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될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산주기 문제는 지난 2015년 국정감사에서부터 지적받아온 게 사실”이라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플랫폼이 크게 성장한 만큼, 그 혜택을 중소판매자와도 나눠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