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완 싸이월드 대표 실형···법정구속은 면해 투자유치 '불씨'

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한 혐의 등을 받는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의 선고가 12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렸다. 전제완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한 혐의 등을 받는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의 선고가 12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렸다. 전제완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법정구속은 면함으로써 싸이월드 투자 협상은 이어 갈 수 있게 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조국인 판사는 12일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근로기준법·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등 혐의다. 다만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전 대표는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사용자로서 직원 27명의 임금과 퇴직금 4억7000만원 상당을 체불한 혐의를 받았다. 이 가운데 3명의 피해자로부터 원천징수한 건강보험료 1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체납한 임금과 퇴직금이 거액이고, 이제까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거나 별다른 피해 문제 해결을 하지 못했다. 또 피고인은 비슷한 혐의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능력이 있음에도 악의적으로 임금을 체불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고,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면서 “추가적인 피해 문제 해결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 대표는 재판 직후 “항소를 제기할 예정”이라면서 “결과에 불복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진행하고 있는 인수작업이 잘되면 또 다른 판결을 받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유치를 통해 피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이다.

전 대표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경영난 타개를 위해 투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금 체불 건을 포함해 협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 설립된 싸이월드는 2000년대 중·후반까지 '국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지위를 누렸지만 이후 트위터·페이스북 등 외국계 SNS에 밀려 명맥만 유지했다.

프리챌 창업주 출신인 전 대표가 2016년에 인수한 이후 삼성에서 투자를 유치해 뉴스 서비스를 개발하고 암호화폐를 발행했지만 결국 경영난에 빠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서버 비용 등 최소한의 유지비 부담도 버거워지면서 한때 접속이 끊기는 등 서비스가 불안정해졌다. 지난 5월에는 세금 미납을 이유로 국세청으로부터 직권 폐업 조치를 받았다.

폐업 위기에 처한 싸이월드는 최근 도메인 만료(12월)를 앞두고 1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일단 사이트 폐쇄 위기는 넘겼지만 후속 투자가 이어지지 않으면 체불·폐업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