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분리막 시장, 韓中日 경쟁 격화…SK "기술력으로 승부"

SK아이이테크놀로지 증평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 분리막 모습.
SK아이이테크놀로지 증평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 분리막 모습.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제조사들이 생산공장 증설 경쟁에 나섰다. 배터리 성능과 안전을 좌우하는 핵심소재인 분리막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앞다퉈 투자에 나서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해은첩은 최근 헝가리 동부 데브레첸시에 분리막 공장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신설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4억㎡ 규모다.

2023년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하면 상해은첩의 분리막 생산량은 연평균 28억m²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분리막을 생산하게 되는 셈이다.

일본 도레이도 헝가리 소재 분리막 생산라인을 증설, 내년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20%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생산이 본격화되면 도레이의 분리막 생산능력은 한 해 기준 약 15억㎡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리막은 물론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SK이노베이션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과 유럽에 분리막 공장을 구축, 시장 공략에 나선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최근 해외 첫 생산거점인 중국 창저우에서 3억4000만㎡ 규모 분리막 공장을 가동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생산한 분리막을 SK이노베이션에 공급하면서 시너지를 노리는 구상이다.

유럽에서는 현지에 공장을 세우는 배터리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분리막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폴란드 실롱스크 분리막 생산라인이 본격적으로 램프업(생산량 증대)에 돌입하면 18억7000만㎡ 수준으로 생산능력이 상향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오는 2025년 글로벌 분리막 시장 1위를 목표로 기술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세라믹코팅분리막(CCS)과 축차 연신 기술이 대표적이다.

CCS는 분리막 위에 미세한 돌가루를 얇게 펴 발라 배터리 열화 현상에도 분리막이 변형되거나 수축 되는 현상을 방지하는 형태다. 축차 연신은 가로·세로 방향으로 분리막을 늘려 고객이 요청한 두께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현재 4㎛ 두께 분리막을 제작할 수 있다.

한편 SK는 배터리 분리막 사업 강화를 위해 SK아이이테크놀로지 상장을 추진 중이다. 국내 투자 운용사 프리미어파트너스에서 유치한 3000억원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