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내 노트북 시장, 진짜 경쟁은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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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참고사진
<노트북 참고사진>

올해 노트북 시장에서 눈에 띄는 가장 큰 변화는 외산 업체의 약진이다. 지난해보다 외국산 노트북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 및 업무가 증가하면서 온라인 판매 채널을 오랜 기간 강화해 온 외산 업체들이 수혜를 누렸다. 국내 1, 2위 노트북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시장 확대로 판매량이 늘었지만 점유율은 주춤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삼성과 LG의 노트북 국내 점유율은 75%를 웃돌았지만 올해 50%대로 급감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삼성과 LG 노트북 브랜드 충성도는 매우 높다. 삼성과 LG의 촘촘한 사후관리(AS) 체계도 한몫했다. 우수한 제품력은 기본이다. 삼성, LG에 밀린 기존 외산 업체는 국내에서 전용 오프라인 매장 하나 없이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며 작은 시장을 나눠 가질 뿐이었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의 노트북 선호도가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고가의 프리미엄 노트북보단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노트북이 더 주목받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온라인 개학과 재택근무에 '가성비 노트북'들이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삼성과 LG는 계속 프리미엄급 고가 노트북에 집중한 반면에 외산 업체들은 꼭 필요한 기능만을 넣은 합리적 가격대의 노트북 라인업을 크게 늘렸다. 그리고 이 전략이 코로나19 상황에선 잘 들어맞아 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외산 업체의 약점으로 꼽힌 AS도 진화했다. 모 외국계 기업은 무상으로 소비자가 있는 곳까지 찾아가 제품 수리를 해 주는 파격 서비스까지 내놨다. 24시간 AS 기사가 출동하는 기업 고객 전용 서비스도 등장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가성비 위주 노트북 시장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들도 이전과 같은 전략으로는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 소비자의 마음은 언제나 움직인다. 외산 업체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서 경쟁력을 높이듯 더 나은 선택지를 찾는다.

어떤 기업이든 안주하며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는 없다. 항상 소비자 중심의 제품과 서비스 혁신을 이어 가야 한다. 내년에는 더 역동하는 국내 노트북 시장이 기대된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