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대학원 마지막 티켓 잡자"...대학 '자존심' 건 물밑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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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원하는 인공지능(AI) 대학원의 마지막 티켓 2장을 잡기 위한 대학 간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AI대학원은 각 대학 석·박사 인재에게 10년 동안 최대 190억원을 지원하는 AI 고급·전문인재 양성 국가 사업이다. AI 기술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정부 지원을 받는 AI대학원이란 점까지 더해져 각 대학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18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2개 AI대학원 신규 지정 사업을 공모한다고 13일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선정된 AI대학원 석·박사 인재에게 최대 10년 동안(5년+3년+2년) 연간 20억원(1차 연도 10억원)을 지원한다.

AI대학원은 2019년부터 두 차례 공개모집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광주과학기술원(GIST)·고려대·성균관대·포항공대·연세대·울산과학기술원(UNIST), 한양대 등 8개 대학과 AI융합센터로 부산대·인하대·충남대와 한양대 에리카가 선정됐다. 정부는 올해 신규 지정을 포함해 모두 10개 AI대학원과 4개 AI융합센터로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마지막 2개 대학 자리를 놓고 서울대, 중앙대, 경희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 대학이 지원 사업에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대학은 AI 전공 과정 개설 등 준비를 마쳤다. 학교별로 융합과정, 협동과정 등 다양한 방안으로 대응했다.

각 대학은 정부 지원금도 필요하지만 AI대학원 선정 자체가 중요하다는 분위기다. AI 기술이 미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면서 AI 교육이 학교 주요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AI대학원을 개설한 대학에선 해당 과정 입학 경쟁률이 최고 9대 1 수준으로 치솟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AI 융합연구를 장려하기 때문에 대기업을 다니다가 지원하는 경력자나 공학 계열이 아닌 지원자도 많다.

일부 대학에선 선정 결과에 대한 부담으로 지원 전략을 최대한 감추거나 AI대학원 지원 사업 도전을 포기하기도 한다. 이보다 앞서 두 차례 사업 공모에 도전했다 떨어진 한 대학은 AI대학원 사업을 추진할 마땅한 담당교수를 찾지 못해 추가 도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다른 대학의 한 교수는 “대학 본부는 AI대학원을 주요 사업으로 보고 담당 교수에게 무조건 도전해야 한다고 등을 떠밀지만 탈락 시 돌아올 비난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면서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부담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KAIST AI대학원의 서울 이전 논란도 이러한 관심을 방증한다. KAIST는 지난해 말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500억원을 기부 받으면서 대전 본원에 있는 AI대학원을 서울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AI 인재 확보와 산·학 협력 활성화를 이유로 내걸었다.

일각에선 AI 인재 양성 기관의 서울 쏠림 현상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학 내부에서도 KAIST의 서울 이전 건을 둘러싸고 전공 간 해묵은 갈등이 불거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AI대학원 사업을 주관하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측은 AI대학원 사업은 대학원의 AI 인재양성 과정에 대한 지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IITP 관계자는 “대학에서 AI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만들도록 독려하지만 기본적으로 교육 과정은 자율 운영한다”면서 “AI대학원은 지방대학 가점이나 미선정 지역 가점이 없기 때문에 교원, 교육·연구 프로그램 등 기준대로 선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과기정통부는 2021년도 SW중심대학 신규 지정 계획도 내놨다. 18일부터 다음 달 29일까지 공모를 거쳐 일반트랙 7개, 특화트랙(중소대학) 2개 등 모두 9개 SW 중심대학을 선정한다. SW중심대학은 최대 8년(4년+2년+2년) 연간 20억원을 지원받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