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루다' 논란 영향?…롯데, AI스피커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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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터랩의 '핑퐁빌더' 솔루션 접목
임직원·VIP 대상 '샬롯홈' 테스트
개인정보 무단 사용·유출 우려 대두
"내달 7일 종료…논란과 무관" 밝혀

롯데 AI 스피커 샬롯홈
<롯데 AI 스피커 샬롯홈>

롯데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샬롯홈'이 스캐터랩이 수집한 카카오톡 데이터를 활용, 음성대화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AI 챗봇 '이루다'의 개인정보 무단 사용 논란이 AI 스피커로 번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정보 유출 우려가 불거지자 롯데는 다음 달에 샬롯홈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해 1월 출시한 AI 스피커 샬롯홈에 스캐터랩의 '핑퐁빌더' 솔루션을 적용한 음성 챗봇 서비스를 선보였다. 핑퐁빌더는 이루다 전신 모델로, 기존의 기능형 챗봇에 일상 대화 기능을 손쉽게 추가할 수 있는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다. 기업이 핑퐁빌더에 내장된 기본형 챗봇을 적용, 일상 대화가 가능한 음성 AI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스캐터랩에 따르면 핑퐁빌더도 100억건의 카카오톡 데이터 학습을 통해 자연어 이해 능력을 고도화했다. 핑퐁빌더 데이터셋의 기반이 된 학습 데이터 역시 이루다와 마찬가지로 연애의 과학, 텍스트앳 등 다른 서비스에서 수집된 고객 대화 정보다. 스캐터랩은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 e커머스사업본부는 보이스 커머스 고도화를 위해 지난해 1월 AI 스피커 샬롯홈에 핑퐁빌더 솔루션을 접목했다. AI 음성 대화를 통해 상품 추천부터 구매까지 가능한 미래형 쇼핑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샬롯홈을 이용하면 백화점, 슈퍼, 홈쇼핑, 롯데리아 등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음성으로 주문할 수 있다. 사용자의 자연스러운 주문을 끌어내기 위해 대화형 AI가 필요했다.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그러나 핑퐁빌더 역시 이루다와 마찬가지로 수집한 데이터를 재료로 쓰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이용·활용 동의를 제대로 받지 않았다. 비식별화 처리가 미흡한 부분도 확인됐다.

이를 확인한 개발자는 “AI 스피커에서도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큰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사용자들에게 샬롯홈 서비스를 다음 달 7일 종료한다고 통보했다. 사후관리(AS) 서비스도 중단한다. 보이스커머스 사업에 나선 지 1년 만이다. 현재 샬롯홈 기기는 일반 판매가 아닌 롯데 내부 임직원과 우수고객(VIP) 대상으로 배포해 왔다.

다만 롯데는 이번 스캐터랩의 AI 챗봇 논란과는 무관한 사업적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샬롯홈은 테스트 운영 단계”였다면서 “지난 1년 동안 서비스해 본 결과 효율이 떨어지고 다른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 아래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스피커 회수 등 처리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이번 이루다 AI 챗봇 논란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