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창업실전강의]스타트업의 가격인상 유혹<150>

초연결시대가 도래하면서 스타트업들의 주된 고민 중 하나는 다름 아닌 가격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손쉽게 가격 비교가 가능해지면서 최저가인지 적정가격인지 여부를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완제품의 경우 아직 브랜드 가치를 확보하지 못한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가능한 저가로 출시하고자 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진 상황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 전개되는 새로운 현상이 주목된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일시적인 호기가 도래했을 때 가격을 올리려는 시도다. 평소에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기에 소비자들 눈길을 끌기 위해 좀처럼 가격을 높이기 어렵다. 하지만 어떤 경제적 사회적 변화로 일순간 공급에 비해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이 생기면 이 기회에 조금이라도 초과이윤을 얻기 위해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이러한 스타트업 가격 전략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주는 실험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대니얼 카네먼, 리처드 탈러 같은 세계적인 행동경제학자들이 수행한 유명한 실험이 하나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철물점에서 눈 치우는 가래를 15달러에 팔고 있었다. 그런데 눈이 엄청나게 많이 온 아침, 그 가게는 가격을 20달러로 올렸다. 이는 어떤 조치일까?

대답은 크게 △전적으로 정당하다 △용인할만한 수준이다 △부당하다 △대단히 부당하다 등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이 질문에 82% 사람들이 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실 가격이 오른 것은 수요 공급 원리에 입각한 것일 수 있다.

공정함은 소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의류회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현장 실험을 수행한 바 있다. 동일한 가격의 여성의류 제품 중 대형 사이즈만 가격을 올린 것이다. 가격을 올리자 이전이라면 해당 의류를 구매했을 고객들 구매가 눈에 띄게 줄었다. 상대적으로 모든 사이즈의 가격을 전부 올린 경우에 비해서도 대형 사이즈만 가격을 올린 경우가 더욱 덜 팔렸다. 부당한 가격정책에 구매를 주저한 것이다.

고객들은 벌금 형태로 부과되는 금액 역시 부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영자라면 연체료 같은 벌금이 고객을 올바른 행동으로 유도하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고객들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물품 대여 연체료에 대해 고객들은 부당하며 착취적이기까지 하다고 생각한다. 경제학자 피터 피쉬먼과 데빈 포프는 렌털 대여점에 관한 연구에서 연체료를 낸 고객 중 27%가 다시는 그 가게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최근 경제 환경이 급변하면서 마스크, 손소독제 등 방역 물품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거나 해외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몇 곳의 국내 유명 관광지 숙박업소에 대한 수요가 폭증한 바 있다. 또한 SNS 등을 통해 사용자 경험에 대한 공유가 손쉬워지면서 문화 예술 콘텐츠 역시도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어떤 콘텐츠가 좋다고 호평을 받으면 SNS를 통해 불과 며칠 만에 전 국민에게 공유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에도 많은 스타트업이 가격 인상 유혹을 받게 될 것이다. 그때마다 앞서 소개한 행동경제학자들의 실험 결과를 주의해야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