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하반기 CBDC 파일럿 시스템 가동"

가상환경서 발행·유통·환수 등
단계별 시스템 정상 작동 점검
테스트 기반 내년 후속기술 개발
"당장 도입과 무관...미래 위해 연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전자신문DB)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전자신문DB)

한국은행이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파일럿 시스템 컨설팅을 마치고 올 하반기부터 시스템 구축과 테스트에 돌입한다. 가상환경에서 CBDC 발행, 유통, 환수 등 각 단계에서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는지 점검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현안에 대한 서면 간담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최근 세계 66개국 중앙은행의 80% 이상이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 시장이 커지면서 법정화폐로 CBDC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지폐나 동전 등 현금 사용이 감소하는 추세도 CBDC 도입을 검토하게 된 배경 중 하나다. 현재 중국이 CBDC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고 일본과 유럽이 뒤를 잇는 모습이다.

신용카드나 은행계좌 없이도 디지털 법화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에 디지털 취약계층이 경제활동에서 소외될 가능성도 있어 국가별로 다양한 측면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CBDC 구축을 위한 파일럿 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한 컨설팅에 착수했다. 최근 컨설팅을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해 테스트하기로 했다.

이주열 총재는 “가상환경에서 CBDC 파일럿 시스템을 조성하고 자금이체, 대금결제와 같은 기능을 비롯해 CBDC 발행, 유통, 환수 등 각 단계별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실시한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후속 기술을 개발하고 테스트를 지속 수행할 계획이다.

이 총재는 “CBDC 연구와 테스트는 당장 CBDC 도입과 무관하다”며 “미래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연구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CBDC 발행을 위해서는 필요한 기술을 완벽하게 점검하고 실제 발행 시 금융시스템 등에 미칠 영향을 심도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CBDC를 정식 도입하면 지급수단으로서의 암호화폐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커서 지급수단이나 가치저장수단으로 기능하는데 제약이 있다”고 언급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