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트리센이 인공지능(AI) 기술로 양돈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 1년간의 카길애그리퓨리나와 연구개발(R&D) 협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스마트팜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엠트리센은 양돈 산업의 핵심인 모돈(어미돼지)을 무인 관리하기 위해 딥러닝 기반 AI 기술을 적용한 '딥아이즈' 솔루션을 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양돈 산업은 돼지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시각각 어떤 문제가 일어나는지 관찰해서 즉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리 미숙이나 노동력 부족으로 제때 대응하지 못해 적절한 시기를 놓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난산이나 양수 처치 지연으로 말미암은 질식사 등으로 새끼돼지가 사망하는 사례도 많다.
딥아이즈는 하루 24시간 실시간 번식돼지를 관찰하는 카메라를 설치, 수십대 카메라로 수집한 대량의 영상 데이터를 동시에 분석한다. 번식돼지의 분만, 분만 지연이나 난산에 따른 사산, 태막이나 양수 처치 지연으로 인한 질식사, 초유 효력 감소로 인한 자돈(새끼돼지) 생존율 하락 등 다양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도록 돕는다.
딥아이즈는 분만뿐만 아니라 경보시스템, 모바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리자에게 실시간 알려줌으로써 새끼돼지 생존율을 높여 준다. 분만 후 회복 속도 등 어미돼지의 건강상태와 축사 환경(온·습도)까지 모니터링한다. 빅데이터를 축적해 번식돼지 관리 현황과 문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하는 체계를 만든다.
그동안 다양한 양돈 관리 기술이 개발됐지만 좁은 우리 안에서 수백마리 돼지들이 움직이는 상황에서 영상 데이터를 실시간 파악하고 분별하기가 어려웠다. 딥아이즈는 △3차원(3D) 영상을 촬영하는 고해상도 3D 카메라 기술 △3D 라이다(Lidar) 기술 △정밀하게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레이저 변위 측정 기술 등과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서 정확한 이미지를 판별하는 머신러닝 기술을 더해 기존 문제를 해결했다.
서만형 엠트리센 대표는 “양돈 산업에서 MSY(어미돼지 마리당 연간 출하 마릿수)를 두 마리 개선할 때마다 국내 4000곳의 양돈농가 평균수익이 1억2000만원씩 상승하는 생산성 개선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최근 사료비, 인건비 등 주요 생산비가 지속 오르는 상황에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새끼돼지 생존율과 초기 성장 극대화를 통해 비육 성적까지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양돈시장 규모는 1800조원에 이른다. 중국은 대규모 양돈공장을 짓고 스마트팜 관리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동남아시아 등지의 양돈시장도 스마트팜 기술로 양돈 생산성을 높이는데 주목하고 있다.
엠트리센은 이번 딥아이즈의 성공적인 출시를 바탕으로 베트남,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경기 포천, 충남 천안 등 일부 농장에서 딥아이즈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올해 안에 국내에서 70여만마리 대상으로 제품이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중국에서도 개념증명(PoC)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딥아이즈'의 성공적인 출시를 바탕으로 수출을 이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