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해야 한다. 이때 물속 기포 움직임에 따라 물분해 반응이 다르게 일어난다. 국내 연구팀이 기포 움직임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물분해를 통한 수소에너지 생산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포스텍(총장 김무환)은 용기중 화학공학과 교수와 통합과정 한기덕씨 연구팀이 수소에너지를 만드는 물분해 과정에서 물방울 기포 움직임을 조절하는 새로운 표면처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물속에서 물방울 기포 움직임을 조정하는 것은 물분해 수소 생산, 기체 분리, 열전달, 물질 전달, 광 유체 등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지금까지 수중 기포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해 비대칭 표면처리 기술과 같은 방법이 개발됐지만, 이 방법은 기포 면적이 넓은 쪽에서 좁은 방향으로 이동한다거나, 좁은 영역에서만 움직이는 필연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자기력에 의해서 반응하는 마이크로 와이어를 이용했다. 자성을 갖는 마이크로 와이어를 표면에 성장시키고 윤활유로 코팅해 표면을 제작했다. 이렇게 성장한 마이크로 와이어는 자기장에 따라서 표면에 수직 방향으로 직립해 세우거나 수평 방향으로 눕힐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와이어가 직립하는 경우 높은 표면 접착력을 보이는 반면, 표면에 눕는 경우 낮은 접착력을 나타낸다. 연구팀은 마이크로 와이어의 형상을 자기력으로 조절함으로써 접착력을 조절해 물방울을 표면에서 양방향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또 기포를 부력과 반대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가능함을 확인했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수중 화학반응을 유도하는 마이크로 반응기를 개발하고 광학 레이저 셔터로 응용, 시연했다.
용기중 교수는 “수중에서 물방울 움직임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새로운 지능형 버블 모션 조작 표면 기술”이라며 “물방울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킬 수 있고 부력과 반대 방향으로 기포 이동이 가능해 물분해를 통한 수소에너지 생산에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중견연구과제지원 연구 일환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트 펑서널 머터리얼즈'에 소개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