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제조'-이스라엘 '원천기술', R&D 동맹 강화...산업기술 협력 협정 개정

공동 연구개발기금 출자금액 2배 확대
지원비율 높이고 대학·연구소 참여 독려
로봇·바이오·ICT·자율차 분야 촉진 기대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이 로봇, 바이오 등 주요 산업 부문에서 중대형 연구개발(R&D) 동맹을 강화한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제조기술력과 이스라엘이 보유한 원천기술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방침이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아미르 페렛츠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과 '대한민국 정부와 이스라엘국 정부 간 민간부문산업 연구 및 개발에 관한 양자협력 협정' 전면 개정안에 최종 서명했다.

지난 1999년 처음 체결한 해당 협정은 우리나라 유일의 산업기술 협력 조약이다. 제조강국인 우리나라와 원천기술 강국인 이스라엘 간의 상호 호례적 기술 협력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양국은 이를 근거로 2001년부터 기금을 조성해 공동 R&D를 지원하고 있다.

개정안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공동연구개발기금 각국 출자금액을 기존 200만달러(약 22억3800만원)에서 400만달러로 갑절 확대했다. 공동 R&D과제에 대한 정부 최대 지원비율은 50%에서 70%로 상향 조정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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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업 중심으로 진행됐던 R&D에 연구소와 대학 참여를 적극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공동 R&D만 지원 가능했던 기금 지원범위를 공동 세미나, 인력교류 등 간접 활동으로 확대했다.

문 장관은 “이번 기술 협력 협정 개정으로 한국의 반도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우수 기술과 이스라엘의 창업 역량이 결합, 양국 기업 간 투자와 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국 정부는 지난 20여년 간 총 6500만달러(약 727억3500만원) 기금을 조성해 총 181건 공동 연구를 지원했다. 이를 통해 신기술 개발은 물론 해외진출, 투자유치, 신사업화 등 괄목할 성과를 창출했다. 지난 2015년 신개념 무선 혈당측정기를 개발해 4년만에 약 70배 이상 수출액을 확대한 한국 의료기기 제조업체 올메디쿠스와 이스라엘 무선전송기술 업체 글루코미(GlucoME)의 협력이 대표 사례다.

산업부 관계자는 “개정안은 디지털 전환과 밸류체인 재편 등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따라 확대되는 양국 기업 협력 수요에 부응해 기술협력 규모를 양적·질적으로 크게 확대했다”면서 “한국 제조기업들에 필요한 ICT·생명공학기술(BT)에 강점을 가진 이스라엘은 최적의 협력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양국은 올 하반기 총 800만달러(정부 지원 530만달러) 규모의 대형 하향식(Top-down) 프로그램인 '라이트하우스'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동안 기업 수요에 따른 상향식 R&D와 차별화한 사전 기획 기술 협력 형태다. 우리 정부와 이스라엘은 수소차 실증사업, 바이오 분야 기술협력, 자율차 분야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문 장관은 “한국과 이스라엘은 내년 수교 60주년을 맞이한다”면서 “이번 산업기술 협력 협정 개정과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을 계기로 기술협력과 교역, 투자가 더 활성화되도록 협력하자”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