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권·당권 도전 '춘추전국시대', 후보 난립 이유는

대권과 당권을 잡기 위한 레이스가 여야 할 것 없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대선 후보와 당대표 후보가 난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는 9월 대선 후보를 확정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은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출마 선언이 줄을 잇고 있다. 6·11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은 중진뿐만 아니라 초선과 원외 인사까지 당대표 출사표를 내미는 등 판세 예측이 쉽지 않게 됐다.

여야 대권·당권 도전 '춘추전국시대', 후보 난립 이유는

민주당은 빅3(이재명·이낙연·정세균) 외에 박용진 의원과 양승조 충남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두관·이광재 의원은 조만간 대권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비후보 등록이 확실해 보이는 인물만 7명이다. 여권에서 13잠룡으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김경수 경남지사, 최문순 강원지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잠재후보군으로 분류된다. 19대 대선 당시 4명(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이 출사표를 던진 것보다 두세 배 많다. 민주당은 예비경선 후보로 총 6명을 선발한 후 본경선을 치를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더 복잡하다. 아직 당권 정리조차 되지 않았다. 당대표 선거 후보에만 10명 이상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5선 주호영·조경태 의원, 4선 홍문표 의원, 3선 조해진·윤영석 의원, 초선 김웅·김은혜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원외에서는 신상진 의원이 이미 출마를 공식화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오는 20일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 외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준비하고 있다. 당대표 출마자만 10여명에 육박하면서 대규모 컷오프가 도입될지 막판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지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여야 모두 대권이나 당권에 도전하는 이들의 연령 또는 선수가 기존보다 낮아진 현상을 두고 해석은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확실한 리더십 부재'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17일 “당에 확실한 리더십이 없기 때문에 너도나도 도전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당내에 제3 후보가 떠오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김대중·김영삼·김종필 3김 시대가 지나간 이후로 늘 있던 현상”이라면서도 “좋은 후보를 골라낼 수 있다면 다수의 도전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야 모두 '세대교체'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긍정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정치권은 여전히 586세대와 유승민, 나경원, 원희룡 등 과거 인물들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주류 세력 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당 초선들의 도전은 아주 긍정적 현상”이라면서 “과거에는 거의 없던 것이다. 지난번 보궐 선거를 겪으면서 '당이 변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신 교수는 “당의 변화를 원하는 목소리가 국민의힘 내부에 그만큼 많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어른이 정치사' 등을 집필한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 역시 “세대교체는 인물 한두 명을 바꾸는 정도로는 어림없다. 주류 그룹 자체를 바꿔야 가능하다”면서 “국민은 고일 대로 고인 물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지금은 양당 불문하고 주류 세력 자체의 교체가 이뤄지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