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IT 인재 양성 민간이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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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IT 인재 양성 민간이 나서야

지난해 6월 기준 앤트그룹 임직원 수는 1만6660명. 이 중 정보기술(IT) 인력은 1만 646명으로 전체 인원의 63.9%를 차지한다. 이는 카카오 공동체 전체 임직원 수(1만1144명, 2021년 1분기 기준)에 거의 육박하는 숫자다.

현재 카카오페이 임직원 수는 약 1000명. 이 중 개발 인력은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앤트그룹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이다. 사실 이 인원으로 중국과의 핀테크 발전 격차를 이만큼 좁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발자 수요는 점점 더 높아져만 가고, 우수한 인재 영입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핀테크는 물론 다른 여러 분야에서도 우리의 글로벌 경쟁력은 뒤처지게 될 것이다.

우수 인재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인재 양성을 위한 IT 교육부터 변화가 필요하다. 이에 맞춰 세계 각국에서도 변화를 주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는 최근 10여년 컴퓨터공학과 정원을 5배 이상 증설했다. 2016년에는 컴퓨터공학 전공자 비율이 대학 전체 정원의 44%를 차지하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중국도 '솽이류'(雙一流) 정책으로 주요 대학에 첨단 과학기술 분야 중심 대규모 재정을 투입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산업 관련 학과 정원을 대폭 늘리는 변화도 주었다. 최근 QS가 발표한 '2021 세계 대학 평가 전공별 순위'에서 중국은 컴퓨터공학과를 필두로 아시아 대학 가운데 세계 최상위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에 대한민국 IT 교육 변화는 아직 더디기만 하다. 국내 주요 대학의 현재 컴퓨터공학과 정원은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 학생은 교내 학과 실습실 PC가 부족해 2인 1조로 번갈아 사용하며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있다고 한다. 교내 IT 인프라 부족으로 학습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IT 인재 확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교육 정책에 변화를 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교육은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민간이 직접 국내 IT 인재 양성을 위해 나서고 국가가 이를 지원해야 한다.

민간의 인재 양성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먼저, 대학 및 교육기관과 협력을 통해 IT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 교내 인력 부족으로 IT 관련 수업 수요를 맞출 수 없었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PC, 소프트웨어 등의 IT 인프라 지원도 필요하다. 인프라 부족 없이 실습이 가능하게 된다면 학생은 대학 교육만으로도 더 깊은 전문성을 습득할 수 있다. 학계와의 협력 모델 구축을 통해 IT 교육을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기업이 직접 개발자 양성에 나서는 것도 효과적이다. 사설 교육기관을 다수 설립해 IT 교육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예를 들면 기업이 개발자 전문 고등교육 기관을 만들어 IT와 기본 인문 소양을 직접 교육할 수 있다. 전문 교육을 받은 학생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현장에 투입되어도 '전문성 부족'이라는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

대학 교육 없이도 뛰어난 역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회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학력의 한계도 사라진다. 이미 판교의 많은 IT 기업은 대학 간판을 보지 않고 코딩 실력으로만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지속되면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각종 교육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세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가속화되고 있다. 모든 산업이 개발자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우수한 인재에 대한 수요와 공급 격차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IT 강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중지(衆志)를 모을 때다.

류영준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korfin@korfi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