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먼저"...자율주행 성장 '지름길'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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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드라이브·서울로보틱스·카네비컴
각각 공항·車 제조공장·항만 부두 공략
법·제도 개선 없이도 기술 상용화 수월
수익 창출→기술 투자 '선순환 구조' 구축

국내 자율주행 업체들이 산업용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공도로에서의 자율주행은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지만 산업용 시장은 상용화가 다소 수월하기 때문이다.

법·제도 개선을 무작정 기다리기보다 산업용 시장을 우선 공략해 수익을 창출, 기술 투자를 이어 간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토르드라이브, 서울로보틱스, 카네비컴 등이 자율주행 기술 기반으로 산업용 시장에 진출하거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업체들은 실내 또는 제한된 구역 내에서 자율주행을 구현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이용 편의성 제고에 나섰다. 공공도로라면 안전요원의 탑승이 의무지만 한정된 공간 내 사유지라면 무인 자율주행 구현이 가능하다.

업무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운행이 가능하고, 특정 산업에 우선 진입할 경우 자율주행 데이터를 축적해 후발주자와의 기술 격차도 벌릴 수 있다.


토르드라이브가 토르 AI 드라이브 솔루션을 기반으로 개발한 자율주행 배송차량. 법규상 아직까지는 공공도로 주행 시 안전요원이 운전석에 탑승해야 한다.
<토르드라이브가 토르 AI 드라이브 솔루션을 기반으로 개발한 자율주행 배송차량. 법규상 아직까지는 공공도로 주행 시 안전요원이 운전석에 탑승해야 한다.>

토르드라이브는 자율주행 특수차량(PBV) 개발·판매를 지향하지만 산업용 차량 시장 공략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라이다·레이더·카메라 기반의 완전 자율주행 종합 솔루션인 '토르 AI 드라이브'를 보유하고 있다. 적은 주행 데이터로도 차량이 다양한 상황에서 인지·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이 핵심 경쟁력이다.


토르드라이브가 인천공항공사에 납품한 전동차 에어 라이드. 운전자 없이 탑승자가 입력한 목적지로 자율주행한다.
<토르드라이브가 인천공항공사에 납품한 전동차 에어 라이드. 운전자 없이 탑승자가 입력한 목적지로 자율주행한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실내 자율주행 전동차 '에어 라이드' 두 대를 납품했다.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면세구역과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구역에서 한 대씩 운전자가 없는 형태로 운영된다. 교통약자 이동을 돕기 위한 용도로 전동차의 터치스크린을 통해 목적지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시범 운영 결과에 따라 추가 도입이 기대된다.

해군에 납품할 자율주행 택시·버스도 올해 말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운전자 개입이 불필요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택시 한 대와 버스 한 대다. 현재 해군기지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콜택시·셔틀버스와 협력 운용 또는 대체 운용될 예정이다. 군 인력 수급난 대응과 초임 운전병의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 위험 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토르드라이브가 개발한 무인자율주행 지상작업기재. 항공사는 자율주행 기반 차량을 활용해 수하물과 화물을 비행기와 시설 전체에서 언제든지 자율적으로 운송할 수 있다.
<토르드라이브가 개발한 무인자율주행 지상작업기재. 항공사는 자율주행 기반 차량을 활용해 수하물과 화물을 비행기와 시설 전체에서 언제든지 자율적으로 운송할 수 있다.>

미국에서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무인자율주행 지상작업기재를 제작, 신시내티 노던켄터키 국제공항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운전자 없이 24시간 활주로를 비롯한 작업장에 투입할 수 있어 노동자의 효율 높은 업무 배치를 가능하게 한다.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등 자율주행 센서 인지 소프트웨어(SW) 기업인 서울로보틱스는 글로벌 완성차 6개사와 메이저 라이다 업체들로부터 인정받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SW 솔루션을 다양한 산업에 접목하고 있다.

서울로보틱스는 독일 완성차 BMW와 제조공장에도 자율주행 솔루션을 적용했다. 차량 생산이 끝나면 스스로 주차장으로 이동하고, 자동 주차하도록 했다. 차량 라이다와 실외에 설치한 라이다를 기반으로 차량의 정확한 위치를 계산한다. 양사는 1개 공장에 솔루션 적용을 완료하고 이를 점차 넓혀 갈 예정이다. 해당 기술 기반으로 야외뿐만 아니라 실내 주차장에서의 발렛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서울로보틱스가 이마트 성수점에 적용한 라이다 기반의 고객 동선 추적 솔루션.
<서울로보틱스가 이마트 성수점에 적용한 라이다 기반의 고객 동선 추적 솔루션.>

자율주행이 아닌 분야에도 라이다 SW 솔루션을 접목했다.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함께 고객 동선 파악 솔루션 적용 실증에 나섰다. 카메라와 달리 라이다는 고객 얼굴을 비롯한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지만 고객별로 정확한 추적 데이터를 제공한다.

자율주행 핵심 센서 라이다의 제조사 카네비컴은 자율주행시스템 업체 컨트롤웍스 등과 함께 항만 부두에서 전기 구동 야드트랙터를 개발하고 있다. 카메라, 레이더에 라이다를 더해 저속 주행 상태에서 장애물과 상황을 인식해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현한다. 부두에서의 인명사고 예방이 목적이다. 야드트랙터 국산화를 이뤄냄과 동시에 수출까지 계획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도로의 자율주행 구현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고, 불확실성도 있는 상황”이라면서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자율주행 기업은 산업용 시장을 먼저 공략하는 방식으로 기술력을 알리면서 재투자 여력을 쌓아 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