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대 보험사, 韓 솔루션으로 디지털 전환···일본 금융시장 수출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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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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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보험사 손보재팬이 국산 소프트웨어(SW)로 차세대 시스템을 가동했다. 국내 SW 기업이 보수성 강한 일본 금융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서 일본 금융권에 대한 우리 기업의 수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노룰스(대표 김길곤)는 손보재팬의 미래혁신 프로젝트에 제품을 공급, 1단계 시스템을 오픈했다고 1일 밝혔다.

이노룰스는 '비즈니스 업무규칙(룰) 엔진'(BRE) 솔루션 전문 개발사다. BRE는 복잡한 업무를 단순화, 시스템 구축 속도와 효율을 높인다. 국내 보험·증권·은행 상당수가 이노룰스 제품을 도입했다.

손보재팬은 지난 2016년부터 차세대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30년 만에 진행하는 차세대 프로젝트로, 투자액만 2조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손보재팬은 국내 보험사 벤처마킹을 위해 방한했다가 이노룰스 제품을 접했다. 이노룰스와 다른 외국계 제품을 비교, 벤치마크테스트(BMT) 후 이노룰스를 택했다.

손보재팬은 핵심 업무에 이노룰스 제품을 도입했다. 이노룰스의 '디지털 상품 정보관리시스템'(DPM)을 도입해 상품 구조에서 보험 판매, 인수 보험료의 수납과 정산에 이르는 구조를 간결하게 만들었다.

이노룰스는 프로젝트 핵심인 기간계 시스템의 성능 제고에 기여했다. 기존 시스템은 오랜 시간 사용돼 방대한 데이터가 누적됐다. 신상품을 추가할 경우 기존 시스템에 영향 여부 조사 과정을 거쳐야 하는 등 신속한 개발이 불가능했다.

이번에 오픈한 기간계 시스템은 이노룰스 DPM을 사용, 상품 개발 시 공통처리를 표준화하고 상품 특성에 따른 개발 공정을 독립시켰다. 손보재팬은 1년 가까이 걸리던 상품 개발 및 수정 기간을 3분의 1로 단축할 것으로 기대했다.

손보재팬은 이번 신규 시스템을 시작으로 오는 2025년까지 자동차 보험, 화재보험 시스템 전체를 이관할 계획이다. 이노룰스는 프로젝트를 이끄는 일본 정보기술(IT)서비스 업체 히다치와 함께 앞으로 4년 동안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이노룰스는 손보재팬 사례를 발판으로 일본뿐만 아니라 동남아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김길곤 이노룰스 대표는 “까다로운 일본 금융사 가운데 핵심 업무에 제품을 공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다년간 안정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이번에 정식 시스템을 오픈하면서 일본의 타 금융사에서도 제품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도 금융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곳이 많이 국내와 일본 사례를 앞세워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올해 해외 매출도 지난해 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수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