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집콕'으로 확 늘어난 전력수요...수요 관리 인프라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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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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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재택근무 확대로 주택용 전력 사용량이 대폭 상승했다. 디지털교육·스트리밍 서비스 등 정보기술(IT) 제품 사용이 확대됐고, 폭염으로 인한 냉방수요까지 겹치면서 전력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정부가 가용자원을 총 동원해 전력 예비율을 확보했고, 에너지소비효율등급 등으로 가전제품 전력 수요를 선제 관리하면서 '전력난'은 피할 수 있었다. 향후 전기요금 조정 등 가격 신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로 주택용 전력 수요↑…수요 관리도 어려워져

우리나라에서 전력수요는 용도별로 △산업용 △일반용 △주택용 △교육용 △농사용 △가로등으로 구분된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판매 전력량은 산업용(53.5%), 일반용(26.7%), 주택용(14.7%), 농사용(1.6%), 교육용(1.4%), 가로등(0.7%) 순이다. 전력수요 중 약 절반은 산업용 전력이 차지하고 주택용 전력은 6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코로나19 이후 주택용 전력사용량이 이례적으로 늘었다. 한전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용 전력 사용은 전년 대비 약 9.4% 증가했다. 지난해 산업용 전력 사용이 전년 대비 4.5%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코로나19 이후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등 영향으로 주택용 전력 사용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올해 상반기에도 주택용 전력은 3월과 4월을 제외하고 모두 전년 대비 상승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여름철 폭염이 겹친 지난 7월에는 전년과 비교해 12.9%나 상승했다.


제주 서귀포시에 구축된 한국남부발전 남제주복합발전소
<제주 서귀포시에 구축된 한국남부발전 남제주복합발전소>

◇전력 수요 증가에도 대응 인프라 '든든'

주택용 전력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했지만 선제적으로 구축한 수요관리 인프라로 전력난은 방지할 수 있었다. 특히 올 여름 폭염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산업용 전력 수요도 급격히 증가하면서 8년 만에 '전력수급 비상단계'는 물론 최악의 경우 순환 단전 조치까지 발령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부와 전력거래소는 예비전력이 5.5GW 미만으로 떨어졌을 때 전력수급 비상단계를 발령하는데, 예비전력이 낮아질수록 강화된 수요 관리 조치를 단행한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력 예비율을 총 가동하면서 여름 전력수급 비상단계는 한 차례도 발령되지 않았다. 예방정비 중인 발전기 시운전 일정을 전력피크 주간으로 조정하는 등 8.8GW의 추가 예비자원을 확보했고, 에너지저장장치(ESS) 방전시간을 전력피크 발생시간으로 바꿔 예비력을 확보했다.

정부가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로 가전제품 소비효율을 개선한 것도 주택용 전력 수요 관리에 도움이 됐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도는 에너지소비효율 또는 에너지사용량에 따라 효율등급을 1~5등급으로 나눠 표시하도록 한 제도다. 에너지소비효율 하한인 최저소비효율기준(MEPS)을 적용하고 이를 만족하지 못하는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판매를 하지 못한다. 1992년 제도가 도입된 이래 정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효율기준을 지속 상향하면서 가전제품 에너지효율 향상을 유도했다. 지난해 으뜸효율 가전 환급사업 등을 실시하면서 고효율 가전 보급을 대폭 확대하는 등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또 한전과 민간업계에서 지능형원격검침인프라(AMI) 등을 보급한 것도 수요관리에 영향을 미쳤다. AMI는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지능형 전력계량 시스템으로 전자식 계기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고객에게 전력사용정보를 제공, 자발적 수요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아파트 AMI 보급사업에 누리플렉스, LS일렉트릭 같은 민간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한전은 단독주택·공단·상가 대상으로 AMI를 보급하고 있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재택근무 겨냥 가정용 무정전 전원장치(UPS)를 출시하기도 했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라벨 상의 정보
<에너지소비효율등급라벨 상의 정보>

◇전력 가격 신호 강화해야…제도 개선은 '과제'

향후에는 가정을 포함해 전력수요가 더 복잡다단해질 전망이다. 특히 탄소중립으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력공급 변동성이 커지고 전력비용도 상승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향후 가격 신호를 강화하기 위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 정부와 한전은 지난해 12월 전기요금을 연료비와 연동하는 것을 골자로 한 '원가연계형 전기요금' 체계를 적용했지만 정부가 유보권한을 발동하면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향후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투자비용 등을 위해 가격 신호를 강화하는 것이 과제로 제기된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