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한국에너지공대-전자신문 공동 에너지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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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공대-전자신문
에너지포럼 공동으로 개최
에너지시스템 대전환 절실
전문인력 양성-연구 지원을

[기획]한국에너지공대-전자신문 공동 에너지포럼

탄소중립이 전지구적 화두로 떠올랐다. 핵심이 되는 에너지 기술은 미래 사회를 주도하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내년 3월 개교하는 한국에너지공대(KENTECH·켄텍)는 세계 유일 에너지 특화 대학이다. 에너지신시장 선점을 위한 핵심기술 개발 필요성에 따라 탄생했다.

학부생 400명, 대학원생 600명을 합쳐 총 정원 1000명을 목표로 '작지만 강한 대학'이 지향점이다. 2022학년도 수시모집에서도 최종 경쟁률 24.07로 90명 모집에 2166명이 지원했다. 이공계 특성화대학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한국에너지공대는 미래 에너지 연구를 선도하는 글로벌 산학연 클러스터 대학을 지향한다. 에너지 과학기술로 인류, 국가, 지역에 공헌하고 미래 에너지와 기후변화 대응에 새로운 지평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에너지공대와 전자신문은 이 같은 중요성을 감안해 서울 엘타워 라일락홀에서 '미래 에너지기술과 교육의 방향'이란 주제로 에너지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에너지, 교육 분야 석학과 산업계를 대표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참여해 에너지기술의 미래와 대학 인재 양성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에너지포럼은 한국에너지공대 개교를 앞두고 △에너지 교육 특징과 에너지 교육 시스템 △탄소중립과 대학 역할 △대학 연구 수월성을 위한 방안 △탄소 중립을 위한 미래 기술 △기업이 원하는 대학 교육 방향, 인재상이 무엇인지 정부, 대학, 산업계 전문가의 제언을 들어봤다.

*참석자(가나다 순)

△김동섭 신성이엔지 사장

△문상진 두산퓨얼셀 CTO(최고기술책임자)

△민병권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청정신기술연구본부 본부장

△박진호 한국에너지공대 부총장

△손정락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산업 MD

△양승욱 전자신문사 대표이사

△윤의준 한국에너지공대 총장

△이재성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사회: 문보경 전자신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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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의준(한국에너지공대 총장)=지난 20여년간 국제사회는 기후변화 문제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중심에 탄소중립이 있다. 스웨덴, 영국, 프랑스, 덴마크, 뉴질랜드 등 주요 선진국들은 탄소중립을 이미 법제화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취임 직후 파리협정에 재가입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나라도 작년 10월 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 탄소중립 계획을 처음 천명했다. 11월 국무회의 모두발언으로 “우리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세계 흐름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며 기후위기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강조했다.

탄소중립을 위한 세계 움직임은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과 환경보호 노력의 일환에 그치지 않고 탄소중립이 국제 무역환경의 근본적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월 14일 유럽연합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발표했다. 주요 글로벌 민간기업들도 RE100 연합을 결성해 확대 중이다. 투자 및 금융 측면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지표로 활용된다. 탄소중립과 에너지가 새로운 국제무역 질서로 부상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우리나라 국익 차원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다. 에너지는 탄소중립의 가장 핵심 분야다. 국가 온실가스 배출의 36%를 발전 부문이 차지하고 산업·수송·건물 등에서 직접 소비되는 에너지까지 포함하면 국가 온실가스의 87%가 에너지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높은 화석연료 의존도와 낮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감안할 때 에너지 부문의 탄소중립은 쉽지 않은 과제다. 에너지 공급에서 전달, 소비에 이르기까지 기존 에너지시스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에너지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연구개발(R&D)을 통한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대학 역할이 필수적이다. 한정된 재원으로 탄소중립을 효율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우선 중장기 R&D 투자계획이 필요하다. 탄소중립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분야에 대해 기술 성숙도, 기술 수준, 시장 상황을 고려한 체계적 R&D 전략도 요구된다.

정부와 대학과 민간의 협업 또한 매우 중요하다. 제조업 중심의 우리나라 산업구조에선 탄소중립 R&D 정책과 투자가 대학과 민간 저탄소산업전환을 위한 기술 개발과 맞물려 지속가능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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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욱(전자신문사 대표이사)=지금은 에너지 대전환 시대다. 차세대 에너지 전력 분야를 선점하는 것은 100년 후 대한민국 성장동력을 육성하는 첫 발걸음이다. 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 70~80년대 중화학 조선에서 지금은 자동차 정보통신기술(ICT) 반도체가 한국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앞으로 에너지 관련 산업이 핵심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앞에 밀려오는 미래 에너지 혁명의 파도는 간단치 않다. 어디에서 어떻게 기술혁명이 세상을 바꿀지, 아직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앞서 준비하고 대비하면 두려움은 희망으로 변할 수 있다.

그 출발은 전문인력 양성이다. 에너지 대전환시대에 미래 에너지 확보와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양성만이 해답이다. 바로 이 같은 사회적 공감대가 한국에너지공대 출범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한국에너지공대는 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화 연구·창업형 인재 양성 대학이다. 내년 3월 개교 목표로 쉼 없이 달려왔다. 신입생 등교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마감된 2022학년도 수시에서 6개 이공계 특성화대학 중 24.07대 1이라는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미래 에너지 연구개발 산실이 될 한국에너지공대가 인류 에너지 난제를 해결했으면 한다.

◇사회(문보경 전자신문 차장)=한국에너지공대 수시모집 원서접수 경쟁률이 대단히 높다. 관심이 높은 만큼 에너지 교육과 에너지 교육 시스템, 탄소중립과 대학에 대한 제언부터 들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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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한국에너지공대 부총장)=에너지전환 시대가 가속화되는 시점이다. 핵심 키워드는 탈탄소, 탈중앙화, 재생에너지 확대, 디지털 기술과 에너지산업 접목, 이에 따른 에너지신산업 육성이다. 대한민국에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패러다임 변화가 자원보유국보다는 기술보유국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잘 활용하면 좋은 위치에 설 수 있다. 그래서 인력 양성이 중요하다.

정부 주도 인력 양성 정책을 시작한 시점이 2000년대다. 당시에는 관련 학과를 지원하는 사업을 했는데 학과가 넓어지면서 원하는 인력이 잘 배출되지 않았다. 2010년대부터 트랙형 인력 양성 사업을 하고 있다. 트랙형은 특정학과에 소속되지 않더라도 전공 관련 교수들이 팀을 짜서 3~4개 학교 학과가 참여해 공동으로 구축하는 방식이다. 패러다임 시프트 시기에 필요한 융합적 인재 양성 요구에는 트랙형이 잘 맞지 않다. 인력 미스매치 현상이 있다.

한국에너지공대는 처음부터 융합적 사고방식에 창의적 문제해결 방식을 가진 학생중심 교육방식을 추구한다. 앞으로 에너지산업은 공학적 방식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 다양한 사회적, 문화·예술적 제한 조건이 나올 것이다. 이러한 제한조건에 준비된 인재를 키우기 위해선 몇 명의 교수가 참여하는 트랙형 인력 양성 사업만으로는 양성이 힘들다.

'패스트 팔로어'가 아니라 '퍼스트 무버'가 필요하다. 현재 대학은 학과 중심 학교 운영이 고착화됐고 변화를 일으키기 어려운 구조다. 문제를 주면 푸는 인재가 아니라 현상을 보고 스스로 해결책을 만들고 다양한 경제·산업적 제한 조건에 맞는 해결방안을 찾아나가는 창의적 인재가 필요하다. 한국에너지공대가 추구하는 교육모델이다. 끊임없이 탐구하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한 가지 해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최적의 답을 찾아가는 인재상을 추구한다. 에너지 분야는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일이 많기 때문에 글로벌 시민에 맞는 소양을 갖춘 인재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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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락(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산업 MD)=탄소중립이 화두가 되고 있다. 산업부 차원에서도 여러 가지 데이터와 방안을 모으고 있다. 탄소중립에 대응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드는 것, 인재를 만드는 것이 대학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우리나라 대학교육은 목적지향적이다. 어떤 스킬을 갖출 것인가에 집중한다. 탄소중립은 가치지향적이어야 한다. 인류 미래를 위한 공익적 인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개인적 생업 수단이 아니라 인류사적 사명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초·중·고에서 인성 교육이 잘 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학에서 가치지향적 교육을 얼마나 잘할 것인가. 한국에너지공대에서 가치지향적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 화두를 던지고 싶다.

둘째, 원칙 지향적 교육을 통한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프린서플(principle)이다. 복잡한 세상에서 이해당사자들이 첨예한 상황에서 원리·원칙에 집중하는 것이 더 의미있는 인력을 만들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대처럼 기존 대학 틀을 넘어 혁신적 교육을 하는 곳에서 효과적인 원리·원칙에 대한 교육은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셋째, 혁신적 교육 방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듣도 보도 못한 기술이 50% 이상을 차지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현재는 AI가 새로운 문제해결 툴로 자리잡고 있다. 10~30년 전에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새로운 혁신 툴을 사용해 문제해결 방법을 가르쳐줄 수 있는가. 자동차 내연기관을 공부한 사람이 전기차와 무인자동차를 가르쳐야 하는데 잘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기술에 숙달된 인재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 산업체는 조금 양보해야 한다. 올바른 방향성을 가진 창의적 인재가 와서 일할 수 있도록 산업체가 좀 더 잘 받쳐줘야 한다.

넷째, 글로벌 인력 양성이 중요하다. 과거 구소련 과학자들은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높았다. 그러나 협업을 경험하지 못한 그들은 다른 세계에서 쓸수 없는 기술만 보유하게 됐다. '오픈마인드'가 필요하다. 열린 자세를 가진 글로벌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국제사회에선 특히 신뢰가 중요한데 이때 필요한 것이 정직성이다. 결국 가치지향적 교육이 중요하다는 화두로 돌아간다.

◇사회=에너지산업에는 융합적 인재가 필요하다는 의견, 또 대학에서 가치지향적, 원칙에 기반한 교육을 해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대학 연구 수월성을 위한 방안을 논의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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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UNIST(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오늘 이야기는 모든 대학들이 고민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UNIST가 신생대학이라 대학 종합평가에선 높지 않지만 연구 수월성을 나타나는 연구 퀄리티에선 압도적 1위를 하고 있다. 네덜란드 라이덴 랭킹에선 계속 국내 대학에서 1위, 다른 순위에서도 세계적으로도 50위권 평가를 받고 있다. 신생대학이지만 연구 질적인 측면에서 성과가 나는 이유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는다.

대학의 연구 수월성은 곧 교수의 연구 수월성이다. 대학이 처음 교수 채용을 할 때 시스템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위한 교수 채용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대학은 어느 학과 교수 채용할 때 소위 구색을 맞추는 식이다. 분야별로 해당 교수를 채용하고 해당 분야에 그 교수가 있으면 채용을 안 하고 이런 식이다. 이런 것 때문에 교수들은 모두 각자도생한다.

연구 분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국에너지공대가 5개 분야에 100명의 교수가 필요하다면, 첫 번째는 연구분야마다 어떤 소분야에 집중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20명의 교수로 한 분야를 만든다면 많아야 3개 정도 토픽으로 연구 토픽을 집중하는 것이 좋다. 한 분야에 적어도 5~10명 정도의 교수를 집중 채용해서 그 분야에선 세계 최고를 지향한다. 이미 대학이 셋업된 경우에선 연구분야 선택과 집중이 힘들고 새로 시작하는 대학에선 이런 전략이 가능하다.

신설 대학에서 스타 교수 한 명을 세계적 스타로 키우는 것은 오래 걸리고 확률도 떨어진다. 스타 교수 개인보다 이런 방식으로 세계적 연구그룹을 만드는 것이 확률이 높다. UNIST의 배터리, 이차전지가 이렇게 키워졌다.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그 분야에 일하는 사람들을 다양하게 모아 집중 투자함으로써 교수 간 경쟁과 협동연구 틀을 만드는 것이다.

잘 뽑은 교수를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 첫 번째 신임 교수가 채용되면 총장이나 부총장이 교수와 대학이 가진 비전을 서로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때 우리 대학에 들어와서 10년 뒤에 뭐가 될 것이냐, 대학에 기대하는 바가 무엇이냐, 대학은 당신에게 무엇을 기대하느냐 이야기한다. 대학에서 10년은 조교수로 들어와 정교수가 되는 시간이다. 정교수로 승진했을 때는 자기 분야에서 세계 열 손가락에 드는 사람이 돼라. 그것을 위해 대학은 적극 지원할 것이다. 비전 공유가 중요하다. 대학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평가, 테뉴어(종신재직) 제도다. 미국과 싱가포르에서 테뉴어 심사 탈락률을 50%로 한다는데 한국에선 이런저런 이유로 잘 맞지 않다. UNIST는 테뉴어 심사를 할 때 연구실적에서 논문을 많이 쓰더라도 양이 아니라 질을 판단한다. 교수들이 목표를 높이 세우고 연구하도록 독려한다.

또 연구결과가 논문은 아니더라도 기술 이전이나 창업을 해서 적어도 유니콘 기업 정도의 가능성이 보인다라면 사이언스, 네이처 못지 않은 평가를 해야 한다. 목표를 높이 설정하는 평가 방식으로 교수의 연구 수월성을 이끌어야 한다.

세 번째 실제 연구 지원이다. 가장 중요한 연구 지원은 이공계에선 연구시설이다. UNIST가 가장 먼저 투자한 부분이 중앙리서치랩, 연구지원본부다. 당시 국내에선 가장 앞서고 비싼 장비를 도입했다. 외국에서 우수 연구자를 초빙할 때 그들이 걱정하는 것은 자기가 하던 연구 연속성을 국내에서도 할 수 있느냐다. 최첨단 장비로 가장 좋은 분석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경험 있는 우수 연구인력을 해외에서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초빙 교수를 위한 좋은 지원 방안 중 하나가 교수 스타트업 패키지다. 한국에너지공대가 국내에 유례 없는 지원을 한다고 들었는데 돈보다 운용이다. 제약이 많으면 안 된다. 대학에 새로 연구실을 만들고 연구 인프라를 쌓아가는 단계에선 운용 기간에 여유를 주고 제약이 적어야 한다. 시작하는 연구실에 제일 중요한 인재가 포닥(박사후연구원)이다. 4~5년 동안 연구를 쌓는 동안 포닥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2~3명 포닥 인건비를 스타트업 패키지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면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행정직원도 중요하다. 우리나라 국립대는 티오(TO·정원) 관리를 매우 엄격하게 한다. 교수 1명당 정규직 행정직원이 1명이 안 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자기 연구비에서 계약직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보니 교수 1명당 3명 정도의 직원이 된 것 같다. 스탠퍼드대나 MIT 인적 구성을 보면 교수 1명당 행정직원이 5명 이상이다. 우리나라에서 교수에 대한 행정 지원이 미흡해 직원이 할 일을 자꾸 학생에게 맡기게 된다. 채용시장에서 대학 정규직은 공기관 다음으로 인기가 높아 우수 인재를 뽑을 수 있다. 대학 발전을 위해 인재 능력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성균관대가 교수 연구에 행정 부문에서도 지원을 잘해 최근 좋은 성과를 내는 면도 있다고 들었다.

◇사회=신생대학으로서 전략적으로 연구 소분야에 집중하고 첨단 연구시설과 행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해줬다. 정부 차원에서도 연구시설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탄소중립 구현을 위한 미래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듣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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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권(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청정신기술연구본부 본부장)=KIST도 최근 탄소중립을 추진하던 여러 부서를 하나로 모았다. 한국에너지공대가 교육과 연구를 모두 신경써야 한다면 KIST는 연구에 집중하는 곳이다. 탄소배출 핵심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획기적 솔루션이다. 현재 기술로 2050년 탄소중립을 이루는 것은 쉽지 않다. 획기적 신기술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시나리오를 만드는 상황이다. 한국에너지공대가 배출하는 인재가 그런 일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트렌드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엄청나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역적 요소를 고려하면 태양광이 주류가 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시나리오에서는 500기가와트(GW) 정도를 태양광 전기로 충당하는 것인데 현재는 13기가와트 수준이다. 우리나라에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있느냐, 환경 문제도 무시 못한다. 임야나 산지, 심지어 호수에 깔아야 되는 상황에서 환경에 악영향을 줄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2050년까지 500GW를 달성하려면 현재 드러나 있는 인공구조물 대부분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건물 일체형 태양광발전시스템(BIPV)이다.

한 가지 간과되는 것은 건물에 태양광발전을 설치하는 것은 그나마 새로운 건물에는 가능하다. 건물로 막대한 에너지를 충당한다고 했을 때 매년 새로 짓는 고층건물만으로 어렵다. 기존 건물에 엄청난 리노베이션을 하지 않고도 건물을 통해 대용량 태양광 시설을 이룰 수 있는 기술도 있다. 건물 부착형 태양광발전시스템(BAPV)이다. 현재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태양광 기술이다. 여기에 '솔라 페인트'라는 개념이 있다. 지금 실제하는 기술은 아니고 필요한 기술이다. 건물을 지을 때 몇 번 페인트칠만 하면 태양광발전이 되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도전적 아이디어에 지원해주는 활동도 하고 있다. 고분자 기판에 태양전지를 만들어 벽에 부착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건물 외관에는 심미성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획기적 기술이 구현돼도 재생에너지가 갖는 한계점이 있다. 불연속성, 불규칙성 문제다. 재생전기, 태양광전기를 저장하는 기술,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도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방안도 필요하다.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기를 화합물에 저장하는 그린수소가 한 예다. 전기를 물로 전기분해해 수소로 저장하는 것이 기술이다. 그린수소도 좋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저장에 늘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크고 기술적 난제도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콘셉트도 제안되고 있다. 메탄올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메탄올 활용 기술을 발전시켜서 CCU(이산화탄소 포집·활용)에 적용하는 것이다. 전기 에너지를 화합물로 저장하는 방식인데 이산화탄소(CO2)를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에탄올로 손쉽게 저장하고 다시 수소로 만들어 쓰는 방식이다. 이상적 탄소중립 기술을 만드는 방안도 연구되고 있다.

이런 기술이 나온다면 산업부 어느 부서로 가야 하나. 방법은 CCU, 근간은 재생에너지, 결과물은 수소다. 우리나라는 이런 부분에서 전문가들도 나눠 길러지고 있다. 융합형 인재가 필요한 이유다. 앞으로 에너지 연구, 탄소중립 연구는 융합연구가 될 테니 이런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사회:건물발전, 솔라페인트 등 최신 연구를 소개해줬다. 이제 산업계 입장에서 미래 에너지 기술과 기업이 원하는 대학 교육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듣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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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진(두산퓨얼셀 CTO)=기업에는 보통 인사팀으로 불리는 HR 부서가 있다. 최근 기능이 매우 세분화되는 추세다. 재교육이나 기초교육을 위해서다. 학사 졸업생도 석·박사 출신도 이론으로만 반도체를 알아 실제 성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기업은 반드시 재교육을 필요로 한다. 회사를 입사하자마자 바로 일할 수 있는 신입은 없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우리를 길러준 대학이 잘못한 것인가 질문하고 싶다. 물론 환경이 바뀌면 대학도 바뀌어야 한다. 어떤 회사든 신입을 뽑아도 1~2년은 교육을 해야 한다. 학부생이 연료전지 회사나 석유 회사를 갔을 때 그 회사가 요구하는 특성에 따라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대학에서 기초를 제대로 안 가르쳐서 보낼 때 생긴다.

앞서 언급됐던 원리·원칙과 상통하는 부분이다. 인재는 회사가 요구하는 것을 어느 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는 지 알면 된다. 어떻게 특정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대학이 다 가르쳐서 보내겠는가. 이런 요구를 하는 기업도 반성할 부분이다. 기초만 잘 알아도 된다. 융합형 인재·창의적 인재도 좋지만 기초를 잘 알아야 한다. 요새는 공대 학부 과정에서도 물리학과 화학을 선택과목으로 가르친다고 들었다. 엔지니어링은 크게 물리학과 화학, 두 가지로 나뉘는데 어느 한 쪽이 약하게 될 수 있다. 대학에선 기본을 잘해줘야 한다. 대학이 학부부터 특성화되면 그 학생들이 다른 진로를 선택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학부생은 기본을 탄탄하게 만들어서 무엇을 가르쳐도 책 어느 부분에서 배웠던 거라고 잘 찾아오고 따라오면 된다. 대학원 이상에선 특성화가 필요하고 이런 인재는 기업이 서로 데려간다. 박사 출신도 6개월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한다. 수준이 높을 뿐이다. 대학에선 기본적으로 배워야 할 것을 탄탄하게 가르쳐주고 기업은 재교육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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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섭(신성이엔지 사장)=기업에서도 면접위원만 7년 넘게 하고 대학에서 가르친 경험도 있다. 기업의 보편적 인재상은 대기업이든 전력회사든 크게 다르지 않다. 기업은 도전의식, 주인의식, 창의성, 도덕성, 열정, 실행력 이런 것을 요구한다. 기업, 나아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반드시 갖춰야 할 소양이다. 이런 가치는 기업마다 다를 수 없고 단지 대학에서 체질화하고 일상화했느냐는 것이다. 대학에서 어떻게 잘 키울 것인가 방법 문제이지, 기업에서 어떤 인재가 필요하느냐 문제는 아니다. 학생들은 기업에서 초기 적응이 중요하다. 토론과 소통, 질문, 이런 것을 잘해서 조직에 잘 적응해야 회사에서 인정받고 잘 커나갈 수 있다.

에너지 분야 인재상에는 기존 공학에서 상대적으로 중요시 여기지 않았던 거시적 안목이 필요하다. 탄소중립은 인류사의 엄청난 변화다. 산업과 생활양식까지 바꾸는 것이다. 200년 넘게 쌓아올린 탄소 기반 생활을 30여년 만에 다 걷어내고 변화해야 한다. 지구 생태계와 인류 역사 발전에 깊이 있는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한다. 도덕성이나 책임감도 전지구적 사고 기반으로 무장돼야 할 것이다.

에너지 분야는 화학, 물리, 기계, 재료, 반도체, 이것을 활용한 정보기술(IT)까지 융합형 인재가 중요하다. 기존 트렌드에서 앞서 가는 연구뿐만 아니라 변화를 추구하는 미래 설계자가 필요하다. 에너지와 디지털을 융합할 수 있는 인재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일론 머스크, 스티브 잡스와 같은 인재형이 있다. 스티브 잡스는 졸업사에서 “대학을 자퇴한 것이 최고의 결정이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에너지 분야는 물리학적 기본 법칙, 실체에 기반을 둔 분야이기 때문에 물리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일론 머스크같은 인재가 바람직할 것으로 여겨진다.

기업이 바라는 대학과 대학이 추구하는 대학은 다소 다를 수 있다. 대학 평가 순위와 기업이 필요한 인재 여건이나 논문을 쓰기 어려운 비인기 분야가 기업에선 더 필요할 수도 있다. 연구 논문 주제와 주력산업 간 시간적 격차도 있다.

조화로운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 연구, 산학 협력의 조화다. 기술, 기초학문, 소양의 조화를 갖추는 것이 요구된다. 탄소중립 로드맵이 나오고 에너지 분야에서 토론과 논쟁도 활발하다. 매크로한 시각에서 정책뿐 아니라 에너지효율 측면에서 마이크로한 시각 조화도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산학 연계 학위 활성화를 제안하고 싶다. 우리 회사는 성균관대와 산학 협력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산업 인공지능(AI) 솔루션 연구센터를 설립해 제조, 연구, 영업, 기획 등 다양한 조직에서 차출된 인재가 현업 연계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기술 이전, 창업 등에 대한 평가도 높아져야 한다.

◇사회=융합형 인재로 기르기 위한 혁신 교육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대는 특히 학생중심교육을 강조했다.

◇박진호=기업이 원하는 인재와 연구성과를 대학 과정만으로 소화가 힘들다. 한국에너지공대는 '레지던셜 칼리지'를 제공하는데 일종의 기숙생활하는 사회·문화 커뮤니티다. 기존 대학 기숙사는 숙식 해결이 전부였다. 우리가 준비한 레지던셜 칼리지는 종합적 학생 발달 시스템이다. 관련 국내 전문가도 채용했다. 김동섭 사장이 언급한 소양이란 것은 누가 가르쳐줘서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체득해야 한다. 레지던셜 칼리지를 통해 그런 활동에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배울 수 있도록 한다. 그동안 대학은 그런 부분을 동아리활동이나 개인 역량에 맡겨버렸다. 소수정예 육성이라 레지던셜 칼리지같은 문화가 가능하다.

교육방법에서도 미네르바대학이나 에덱스(edx)와 같은 시스템을 도입했다. 칠판 없는 강의실에서 4년 동안 기존 대학에서 경험하지 못한 교육과정을 경험하게 한다. 예습 기반 교육이다. 우리나라 대부분 강의는 복습 기반이다. 학생 스스로 변화를 촉진하는 것은 자기가 공부할 주제를 사전에 공부하고 교수들은 조력자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학생 역량에 따라 본인이 들은 강의에 대한 의문을 해소해주고 동료들과 대화하고 팀 활동을 하면서 배우는 것이 매우 크다. 이러한 교육환경을 한국에너지공대가 국내 최초로 제공해준다. 기대가 크다. 고등학교 때 이러한 교육환경에 노출되지 않았던 학생들이 적응하는 기간이 얼마나 걸릴까 궁금하다. 1학년생이 잘해주도록 최선을 다하면 그 학생들이 잘 자라서 후배들은 그 문화에 익숙해질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한국에너지공대 문화가 생길 것이다. 윤의준 총장이 자주 언급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대학문화에 한국에너지공대가 '메기효과'를 내고 싶다. “한국에너지공대처럼 하면 달라진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학교육을 한국에너지공대를 통해 바꿔나가고 싶다. 학부 교육에서 디자인싱킹교육만 잘 시켜도 성공할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대가 도전해볼 계획이다.

◇윤의준=우리나라 대학은 랭킹시스템에 목매고 있다. 연구 수월성에 기업이 원하는 연구와 창업도 인정해주는 부분이 필요하다. 특히 교수 역량을 창업에 배분할 때 그 균형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가 고민이다. UNIST는 어떤가.

◇이재성=이공계 대학에서 사이언스·네이처·셀 이른바 'CNS'를 지고의 선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공대는 조금 다르다. 자신이 연구한 것을 실생활에 활용되는 것을 바란다. 양쪽 가치를 다 인정해줘야 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실용적 기술, 창업에 필요한 기술과 최첨단 연구가 상당히 괴리가 컸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도 세계 최첨단에서 경쟁하면서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화학, 물리 등 기초학문에서도 관심이 높다. UNIST 교수의 15%가 창업교수다. 숫자는 많지 않아도 비율로는 매우 높다. UNIST가 처음 세워질 때만 해도 대학에서 창업하는 사람들에 대해 수업이나 학과 봉사에 꺼리는 문화가 있었다. 현재는 장려하고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경험상 연구와 창업이 실제로 딜레마가 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예를 들어 배터리 분야는 실험실에서 나온 기술이 바로 상용화되기도 하고 그런 기술을 연구한 배터리 과학자가 학계에서도 높이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가 발달할수록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사회=대학과 산업계가 공통적으로 필요한 규제나 인재 문제 같은 것은 없나

◇문상진=석·박사 병역특례(산업기능요원 및 전문연구요원)가 점차 축소되는 것은 우려스럽다. 기업 입장에선 대학에 특정 기업에 필요한 인재만을 양성해달라고 할 수 없고 시장 논리상 학생이나 직원이 원하는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을 막을 수도 없다. 인재가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이직하거나 이런 것도 시장 원리상 자연스럽다. 다만 병역특례제도로 그동안 많은 중소기업이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소수의 고급인재가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병역을 마치고 이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대로 회사에 남아 핵심인력이 되는 경우도 벤처기업에 많았다.

정리=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