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1000만시대, 새판을 짜자]〈하〉알뜰폰, 고유 가치 만들어야

과기정통부 e심 활성화 정책 추진
이용자 휴대폰 이용 패턴 대변화
두 번째 회선 알뜰폰으로 사용할듯
다양한 서비스로 틈새시장 발굴을

[알뜰폰 1000만시대, 새판을 짜자]〈하〉알뜰폰, 고유 가치 만들어야

일본 유통기업 라쿠텐은 2014년 NTT도코모 회선을 임대,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다. 라쿠텐은 인터넷 은행, 신용카드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연동한 요금제를 출시하며 특화 서비스를 제공했다. 빠른 속도로 가입자를 늘린 라쿠텐은 2018년 가입자 150만명 이상 돌파시점에서 제 4이통동신사업 진출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중소·개별 알뜰폰 사업자가 지속 성장하려면, 자체 노력과 더불어 알뜰폰의 고유한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하〉 알뜰폰, 고유 가치 만들어야

알뜰폰 10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이동통신 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알뜰폰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 중인 e심(eSIM) 활성화 정책이 대표적이다. e심이 도입되면 이용자가 멤버십, 가족결합할인 등을 위해 음성통화 회선을 이통사로 유지한 상태에서 통신요금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데이터 요금제는 알뜰폰을 통해 이용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알뜰폰의 열세 요인으로 적용되는 고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조기 확보 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다. 두 개 회선이 필요한 이용자가 이통사 선택약정 할인 또는 공시지원금을 통해 원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두 번째 회선을 알뜰폰으로 이용하는 등 이용자의 휴대폰 이용 패턴에 전반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음성·데이터 중심 상품에서 소비자에게 보다 다양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혁신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알뜰폰 주 이용층을 분석,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를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 모델을 발굴할 수 있다.

알뜰폰 성공 사례는 충분하다. 미국 케이블TV·인터넷 기업 컴캐스트는 2017년 버라이즌의 망을 임대하는 알뜰폰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

컴캐스트는 알뜰폰을 자체 엑스피니티(Xfinity) 와이파이와 연계했다. 집안과 주요 중심지에 구축된 와이파이 핫스팟에서는 우선 와이파이 망에 접속되고, 와이파이가 없는 곳에서 버라이즌의 롱텀에벌루션(LTE) 망으로 자동 전환되도록해 통신비를 절감하도록 했다. 컴캐스트는 서비스 개시 2년 만에 180만 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물론 컴캐스트는 자체 인터넷 인프라를 소유한 대형기업이지만, 국내 알뜰폰도 이같이 다양한 혁신을 참고해 볼 수 있다.

알뜰폰 혁신의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2019년 대형 사업자인 KB국민은행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알뜰폰 사업 진출로 금융서비스와의 결합을 통한 차별화된 시장 개척을 시도했다. 태양광 기업의 알뜰폰 회선 결합 서비스도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했다. 5G 특화망도 알뜰폰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통신서비스 경험을 살려 5G 특화망 서비스 운영을 대행할 수 있다. IoT 분야에서 M2M 통신 서비스를 전담하는 것도 방법이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특화망 등 알뜰폰 사업자가 진출할 수 있는 틈새시장을 발굴해야 한다”며 “알뜰폰 사업자도 경쟁을 통해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기정통부도 도매대가 지원으로 알뜰폰을 성장시키는 방식보다 혁신 아이디어에 대해 사업자 요청을 수용해 과감하게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하는 방향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정창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은 “e심 도입 등 과기정통부의 새로운 정책이 알뜰폰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알뜰폰 스스로 좋은 상품을 만들고 적극적인 투자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