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유통가 11월 쇼핑대전…내수회복 불붙인다

[이슈분석]유통가 11월 쇼핑대전…내수회복 불붙인다

글로벌 쇼핑 행사가 집중된 11월을 맞아 유통업계가 대규모 할인행사에 돌입한다. 이달부터 본격화된 소비 회복 흐름에 맞춰 내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실적 반등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올해는 위드 코로나 진입과 행사 시즌이 맞물리면서 업체마다 최대 규모 물량과 예산을 투입해 늘어난 소비 수요를 적극 공략한다.

G마켓·옥션 빅스마일데이 행사
G마켓·옥션 빅스마일데이 행사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달보다 3.0포인트 늘어난 106.8로 집계됐다. 올 8월까지 2개월 연속 하락하다 9월부터 다시 반등세를 탔다.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연말을 앞두고 소비심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통상 11월은 국내 e커머스 기업에 연중 최대 대목이다. 중국 광군제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로 이어지는 전세계 쇼핑 광풍에 힘입어 국내 소비심리도 치솟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5조31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5.7% 늘었다. 매년 11월 매출 신장률이 20%에 육박한다.

해외 직접구매 수요도 가장 많은 시기다. 지난해 4분기 해외직구액은 전년대비 25.9% 늘어난 1조2575억원으로, 연간 전체 거래액의 30.6% 비중을 차지한다. 글로벌 쇼핑 행사가 몰린 연말에 직구 소비에 나선 국내 소비자가 집중된 영향이다.

정부도 소비 촉진책으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민관이 힘을 합쳐 경기회복 전환점을 만드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위드 코로나에 맞춰 2300억원 규모 소비 쿠폰을 발급하고 대형마트 등의 영업시간 제한도 해제했다. 올해 코리아세일페스타 역시 온·오프라인 전반에 걸쳐 역대 최대 2053개 업체가 참여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유통업계도 e커머스를 중심으로 연중 최대 할인 혜택을 내걸고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전개한다. 라이브커머스와 쿠폰 이벤트 등 다양한 방식의 마케팅을 전개해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해외 쇼핑 행사에 맞불을 놓는다는 계산이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대표 행사로는 빅스마일데이와 십일절이 있다. 먼저 이베이코리아는 12일까지 G마켓과 옥션에서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빅스마일데이를 연다. 행사에 참여하는 판매자는 3만여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행사 상품만 3000만개에 달하며 최대 3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할인쿠폰도 제공한다. G마켓은 빅스마일데이에 맞춰 글로벌샵에서도 메가G 행사를 연다. K뷰티와 K패션을 앞세워 국내를 넘어 해외 고객을 직접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11번가는 십일절 행사로 맞불을 놓는다. 총 900만개 상품이 행사에 참여하며 최대 9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과 LG, 애플 등 행사에 참여한 국내외 주요 브랜드는 80개로 지난해보다 2배로 늘었다. 십일절 행사 기간 하루 11번씩 총 121차례 라이브커머스 방송도 펼친다.

11번가는 전략적 동맹을 맺은 아마존과 협업 시너지도 노린다. 십일절 행사 직후 이달 말 열리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해외직구 카테고리와 아마존 글로벌스토어 인기 상품을 특가에 판매하는 할인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두 달간 아마존 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구매한 카테고리를 기반으로 미국 아마존과 연계해 단독딜을 마련하고 라이브 방송을 통해 차별화된 쇼핑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티몬과 위메프도 각각 '광클릭 빅세일'과 '위메프데이'를 열고 11월 쇼핑 대전에 가세했다. 지난달 전개한 대규모 할인 행사 흥행에 성공한 롯데와 신세계도 후속 행사를 통해 소비불씨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7일까지 롯데온에서 '퍼스트먼데이 애프터위크'를, 신세계는 3일까지 '애프터 쓱데이' 행사를 전개한다. 온라인 채널 위주로 진행해 추가 거래액 성장을 노린다.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뉴저지에 위치한 베스트바이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삼성 TV를 구매하고 있다.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뉴저지에 위치한 베스트바이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삼성 TV를 구매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본격적으로 대규모 쇼핑 행사가 펼쳐진다. 온라인을 통한 직구 소비 형태가 일상화되면서 국내 소비자에게도 높은 관심을 모은다.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알리바바그룹 광군제는 이달 11일에 맞춰 행사 규모를 키웠다. 알리바바 티몰에선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29만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올해 광군제 기간 중국 전자상거래 거래액은 역대 최대인 1조위안(약 18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 161조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이달 26일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로 이어지는 연말 쇼핑 시즌이 기다리고 있다. 다만 올해는 글로벌 물류대란이 변수로 떠올랐다. 전 세계 공급망 차질로 주요 소매유통업체들이 상품 재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어도비는 연말 시즌 미국 소매업체의 할인율이 작년보다 5%포인트(P)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망 문제로 아마존과 베스트바이 등 글로벌 업체의 연말 쇼핑 행사가 위축될 경우 직구 잠재 수요가 내수 시장으로 전환되는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면서 “올해는 민간 소비력 제고를 위해 국내 기업 모두 행사 규모와 혜택을 예년보다 대폭 키운 만큼 가시적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