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COP26 참석 세계 각국 정상들 "기후위기 당장 행동에 옮겨야"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지구는 종말이 온다. 산업화 이전대비 평균기온 1.5℃로 낮추는 것은 정상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 세션 문을 열었다.

1일(현지시간) COP26 특별정상세션에선 120여개국 정상과 유엔기구, 비정부기구 대표 등이 각각 나서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에 맞서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 평균온도 대비 1.5℃ 낮추는 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역설했다.

세 번째 연사로 나선 찰스 왕세자는 “COP26은 그야말로 지구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면서 “우리는 좋은 말을 더 좋은 행동으로 지금 바꿔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의 생존이 당신 손에 달려있기에 당신을 지구 담당 안내원으로 여기는 젊은 사람들의 절망적 목소리를 외면할 수가 없다”면서 각국 정상에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을 상기시켰다.

이번 총회에는 197개 당사국이 참석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기후행동 의지를 결집하는 회의다.

특히 1일과 2일 이틀간 특별정상회의가 열린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100여개국 정상이 참석한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정상들이 대거 참석하는 것은 2009년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당사국총회, 2015년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당사국총회 이후 세 번째다. 그만큼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이 커졌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슈분석]COP26 참석 세계 각국 정상들 "기후위기 당장 행동에 옮겨야"

◇기후위기 진행 빨라져

이날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한 '2021 기후 상태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이래 지난 20년간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처음으로 1℃가 높아졌다. WMO는 아울러 지난 9개월간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가 역대 다섯 번째에서 일곱 번째로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09℃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극단적 이상기후는 이제 '뉴노멀'이 됐다”면서 “이 중 일부는 인간이 일으킨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과학적 증거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특별정상회의 기조연설에 참석해 우리나라가 기후위기 타개에 적극 동참할 것임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자연은 오래도록 우리를 기다려줬고 이제 우리가 자연을 위해 행동하고 사랑해야 할 때”라며 “COP26이 그 출발점이 돼 더 이상 지구 온난화를 막고, 기다려준 자연에게 응답하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이 탄소중립을 위해 NDC 상향, 탈석탄 가속화, 탄소흡수원으로서 국내외 산림협력을 강조했다.

미국도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임을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서 기후위기 시대 극복에 동참할 것을 밝혔다.<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서 기후위기 시대 극복에 동참할 것을 밝혔다.<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리 앞에 놓인 엄청난 기회를 잡을 것인가. 아니면 미래 세대들이 고통받게 할 것이가”라며 묻고 “현재 답이 10년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더 나은 재건을 위해 전 세계 전례 없는 투자로 기후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정상들은 앞다퉈 기후위기에 대응해 행동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실제 온실가스 감축에 가장 적극적일 필요가 있는 G20 국가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 눈앞에서 지구가 변하고 있다”며 “COP26은 인류와 지구에 있어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온실가스의 80%를 만드는 G20 국가는 특별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 성공 이끌어낼지 주목

G20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이 높고 자본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기후위기에 적극 나서야 하지만 앞서 30일과 31일 로마에서 개최된 G20 회의가 제대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은 COP26 총회가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에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난달 31일 G20 국가들은 21세기 중반께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지만 시기를 특정하진 못했다. 중국은 탄소 배출제로 시점을 2060년으로 제시했고, 인도는 이를 거부했다. 대신 인도는 207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1일 발표해 향후 경로를 지켜봐야 한다.

다만 '탈석탄'과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합의를 이뤄냈고 또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돕고자 2025년까지 1000억달러(약 117조원)를 지원하기로 한 과거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문구도 공동선언문에 포함돼 COP26 총회에서 이들 합의가 구체화될 지 주목된다.

앞으로 열흘간 진행될 기후변화 협상에서는 감축, 적응, 재원, 기술이전 등 총 90여개 의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이중 국제탄소시장 지침을 마련하는 것도 핵심과제다.

지난 2015년 파리협정 채택 이후 제24차 당사국총회에서 파리협정 이행에 필요한 17개 지침 중 16개가 채택되었으나, 현재까지 국제탄소시장 지침이 채택되지 못했다.

우리나라 정부 수석대표로 참석한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우리 정부대표단은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국제탄소시장 지침이 마련될 수 있도록 협상에 적극 참여해 국제사회에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을 향한 강한 의지를 알리고, 파리협정 1.5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기후의지를 모으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글래스고(영국)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