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IT 발전과 문화를 접하는 방식

신희용 라이브커넥트 대표.
신희용 라이브커넥트 대표.

스포츠에서 '만약'이라는 가정은 의미 없는 상상이다. 여러 해설가가 '그때 그 선수가 이렇게 했더라면 혹은 그때 그 상황에서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결과는 이렇게 됐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미 승부가 결론 지어진 후 반대의 상황을 논의한다고 해서 결과가 바뀌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기술과 관련된 분야로 시각을 바꾸어 보자. '만약'이라는 가설은 놀라운 역할을 한다. 사람들이 생각해 온 만약이라는 가설을 통해 끊임없는 기술 개발이 이루어져 왔다. 기술 발달로 우리의 생활은 빠르게,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

좀 더 편하게, 좀 더 효과적으로라는 목표를 가지고 끊임없이 발전해 온 정보기술(IT) 산업은 우리 생활 중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문화를 접하는 방식도 변화시켰다.

지금은 전 국민이 필수품으로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을 예를 들어보자. 1990년대 초, 집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전화를 집 밖에서 사용하게 된 것은 놀라운 혁명이었다.

이후 IT 업체들은 또 다른 상상을 하게 된다. '만약 이 휴대용 전화기에 카메라 기능을 넣는다면' '만약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을 할 수 있게 한다면' '만약 휴대전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 그 말도 안 되는 상상이 결국 이루어졌다.

상상이 현실이 되자 누구나 일상을 사진 또는 영상으로 쉽게 남길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된 새로운 사업이 생겨나고 발전하게 됐다.

지금은 당연시되고 있는 휴대폰 기능 중 음악 듣기와 영상 보기는 실로 엄청난 생활의 변화를 야기했다. 집에서 TV를 통해야만, 또는 극장에 가야만 영상을 접할 수 있었지만 휴대폰을 비롯한 휴대기기의 발달로 집에서 TV를 보는 사람이 줄고 있다.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별도 장치를 준비하거나 음악이 연주되는 현장에 가야만 음악을 들을 수 있던 세상에서 언제 어디서나 내가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이로 인해 발전하게 된 사업이 바로 스트리밍 사업이다.

음악이나 영상을 다운로드해 보던 방식에서 벗어나 원하는 데이터가 있는 서버에 접속해 필요한 정보를 선택해서 듣거나 보는 방식으로 바뀐 스트리밍 서비스는 무거운 데이터 용량 문제를 해결해 준 획기적인 방법이다. 개인이 원하는 모든 종류의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즉시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개인에게 최상의 상태로 데이터를 전달하기 위한 기술의 발전이 추가로 이뤄졌다.

MZ세대뿐만 아니라 기성세대도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문화접근 방식에 충분히 적응했다. 최근에는 오프라인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콘서트나 뮤지컬까지도 실시간으로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사람과 함께 체험하고 있다.

최근 생겨나고 있는 국내외 시장 상황을 보면 이와 관련된 사업 형태가 상당히 많아진 것을 볼 수 있다. 국내업체만 봐도 유니버스, 비욘드라이브, 위버스, 라커스 등이 활발한 사업을 펼쳐가고 있다.

물론 코로나19와 K-팝 파워가 시장 발전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기술 발전과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접근 방식을 통해 문화가 끊임없이 공급되고 있고 사람들이 그것을 소화해 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앞으로도 누군가의 '만약'이라는 상상을 통해 더 획기적인 IT 분야 기술 개발이 지속된다면 우리는 또 다른 새로운 형태로 다양한 정보와 문화를 접하게 될 것이다.

신희용 라이브 커넥트 대표 shy@liveconnec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