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7조원' 케이뱅크 IPO 추진…업비트 의존도 해소 관건

시가총액 '7조원' 케이뱅크 IPO 추진…업비트 의존도 해소 관건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본격 추진한다. 케이뱅크는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했다. 이달 중 증권사 제안서를 받아 다음달 중 주관사단을 선정할 예정이다.

7일 기준 38커뮤니케이션 등에서 케이뱅크의 장외거래가는 주당 2만6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추정한 시가총액은 약 7조7393억원이다.

2017년 4월 출범한 케이뱅크는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이다.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제휴를 발판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1조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기초 체력도 확보했다

케이뱅크 가입 고객은 지난해 말 기준 700만명을 돌파했는데, 이는 11개월 전 대비 480만명이나 증가한 수치다. 고객이 확대되면서 케이뱅크 여신도 2020년 말 2조9900억원에서 지난해 11월 말 6조83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신은 3조7500억원에서 11조3200억원으로 늘었다. 수익성이 개선됨에 따라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84억원 흑자를 기록, 첫 연간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

다만 케이뱅크의 IPO 흥행을 위해서는 과도한 업비트 의존도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비트의 경우 지난해 가상자산 경기 호황에 힘입어 3분기 누적 매출 2조8209억원, 영업이익 2조5939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3분기 케이뱅크가 벌어들인 비이자수익 규모도 8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11억원 늘었다.

업비트가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파트너를 다변화할 경우 케이뱅크 실적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최근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에 참여해 1% 지분을 확보하는 등 우리은행을 포함한 다른 은행들과 공동사업이나 제휴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케이뱅크 기업가치를 책정할 비교 대상인 카카오뱅크 주가도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 6일 최초 상장한 카카오뱅크 주가는 이달 7일 종가 기준 5만5000원을 기록했다. 52주 최고가 9만4400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상장 초기 이틀만에 시가총액 40조원에 육박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정부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한 시장 성장 제한이 기대치를 상당 부분 낮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2020년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77.99배에 달한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은행권의 평균 PER는 5~6배 수준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대내외 금융환경을 고려해 탄력적인 IPO가 가능하도록 만반을 준비를 다하겠다”며 “IPO 성공을 통해 디지털금융 플랫폼을 확실히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