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NFT, 예술 창작자·팬덤에게 새로운 길을 안내한다

김민수 엘에스웨어 대표
김민수 엘에스웨어 대표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핫 트렌드 중 단연 NF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서 '대체 불가능한 토큰'으로 번역된다. 이 의미는 각각의 토큰이 고유한 가치를 가지기에 다른 토큰과 1대 1로 교환될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BTS 콘서트 티켓을 구매했다고 가정해보자. 내 티켓의 좌석은 공연장 맨 앞자리이고 친구의 티켓은 맨 뒷좌석이다. 두 사람 모두 같은 공연의 티켓을 가지고 있으니 서로 티켓을 바꿔도 큰 의미가 없을까? 아니다. 같은 공연의 티켓이지만 티켓에 적힌 좌석번호가 있기에 각각의 티켓은 '대체 불가능'한 것이다.

NFT는 이 티켓과 같다. 같은 콘서트의 티켓이라 하더라도 좌석번호란 고유 값을 갖기에 다른 티켓으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하듯이, 같은 블록체인 시스템상에 수많은 토큰들이 있지만 각각의 토큰에 고유 값이 기록돼 있어 다른 토큰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NFT 등장 이전의 디지털 작품은 '자산'으로 인정받기 어려웠다. 디지털 작품은 무한정으로 복제가 가능하다. 이때 원본과 복제본을 구분할 수 없어서 '소유'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NFT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NFT 등장으로 디지털 자산에 가치를 부여하게 됐고 특히나 예술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진위 여부 불확실성과 원본임을 증명하기 어려워서 거래가 쉽지 않던 디지털 아트 시장을 성장하게 만들었다. 예술품을 일부 사람들만 즐기던 문화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로, 폐쇄적인 시장에서 개방적인 시장으로, 중개인 중심에서 창작자 중심으로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NFT를 통한 예술품 거래의 대중화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예술품 거래는 갤러리, 화랑, 경매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는 신진 작가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NFT와 예술의 만남은 이러한 장벽을 허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작가에게는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증명 받을 수 있는 새로운 통로가 생겼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작품을 온라인에서 쉽게 거래하고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 예술품 시장의 투명성이다. 화랑, 갤러리와 같은 중개인에게 집중된 정보와 불투명한 시장구조 때문에 작품의 유통과정이나 거래내역·소유자·가격 등 정보를 파악하기 힘든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NFT 작품은 작품과 정보가 함께 움직인다.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정보가 공개돼 예술품 시장에 투명성을 제공하고 작품의 정확한 가치를 보호한다.

마지막, 예술가의 경제적 권리 보장이다. 경매·화랑 등 중개인을 통해 예술품 거래가 이뤄지면 판매 이후 정산까지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작가가 지속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어문저작물, 음악저작물 등 타 저작물과는 달리 1회성 수익 외에는 추가 수익이 없는 미술저작물의 특수성으로 인해 예술가의 경제적 권리가 보장되기 힘들었다.

그러나 NFT 작품의 경우 판매 즉시 정산이 이뤄진다. 많은 NFT 거래 플랫폼에서 판매된 미술품의 N차 판매가 이루어질 경우에도 판매금 일부를 원작자에게 지급하는 '추급권'을 시스템에 적용, 작가의 경제적 권리를 보장한다.

NFT는 정적이고 폐쇄적이던 예술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금 시작 단계에 들어선 NFT 아트에 대한 제도적, 사회적 기반이 논의되고 발전해 올바른 문화가 정착돼 간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창작자에게도 팬덤에게도 NFT는 분명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이다.

김민수 엘에스웨어 대표 tamtam@lswa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