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빅테크에 '정리해고' 폭풍

중국 빅테크에 수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정리해고' 폭풍이 몰아친다. 중국 정부가 정보기술(IT)을 대상으로 강력한 규제에 나서면서 사업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그동안 정부 보호 아래 급성장한 중국 빅테크는 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혹독한 시련을 겪게 됐다.

17일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중국 정부의 규제 및 단속에 따라 수만개 일자리를 줄이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지난달부터 직원을 해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알리바바가 전체 인력 가운데 15% 이상인 약 3만9000명을 해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알리바바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클라우드 사업부 직원들은 현재까지 정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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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도 일부 직원을 내보낸다. 수익성이 낮거나 손실을 기록한 부문에 근무하는 인력을 우선 대상으로 했다. 이에 따라 동영상 스트리밍과 검색 사업 관련 부서에서 연내 최대 15% 수준의 인력 감축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중국 정부의 IT 기업 대상 반독점 규제가 시작된 이후 첫 대규모 정리해고 사례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20년 인터넷 플랫폼의 독점 거래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당시 독점 성향이던 전자상거래, 음식 배달, 승차 공유 관련 업체가 표적이 됐다.

한편 음식 배달 플랫폼 기업 '어러마'는 식료품 배달 등 지역 서비스 부문에서 전체 직원 중 25%를 집으로 돌려보낸다. 알리바바 산하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유쿠'도 정리해고를 계획 중이다. 특히 어린이 시청자 대상 방송 담당 사업부가 살생부에 올랐다. 중국 최대 승차 공유 서비스 기업 '디디'는 내수 사업이 정부 규제 영향을 받는 만큼 이달 말까지 종업원 수를 약 15% 줄일 방침이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