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어떤 예산을 줄일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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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공식화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기획재정부에 추경안 제출 준비를 요구했다. 기재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분기가 겨우 끝나 가는 시점에 50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만들어야 한다. 조건도 붙었다. 지출 구조조정을 최우선으로 하고, 적자 국채 발행은 최소화해야 한다. 추가경정예산으로 불리지만 적자 국채 발행 없는 지출 구조조정만으로 재원을 마련한다면 추가 없이 경정만 하는 셈이다.

추경은 관심거리다. 새 정부가 약속한 규모의 추경을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조달할 수 있을지에 국채시장 관심이 집중돼 있다. 실제로 국채 발행 없이 추경 재원을 모두 조달하겠다는 인수위 관계자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후 국채시장이 상승 전환하는 등 반응을 보였다.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는 측면에서 적자 국채 발행 최소화는 바람직해 보인다. 무작정 지출을 늘리기보다는 현재 편성된 예산에서 불요불급한 부분을 줄이는 등 더 알뜰하게 재정을 사용할 수도 있다.

문제는 지출 구조조정 여력이다. 예산이 확장 기조로 편성되는 와중에도 각 부처는 재량 지출을 줄여야 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2022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발표하면서 각 부처에 코로나19 대응 사업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고 재량 지출을 10% 줄이도록 한 바 있다. 이미 부처에서 허리띠를 졸라 가며 만든 예산안을 다시 덜어 내는 작업을 해야 하는 셈이다.

1차 추경 기준 올해 예산은 624조6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약 절반은 의무 지출이다. 남은 절반인 300조원에서 10%를 줄여도 30조원이다. 50조원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20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잉여금을 활용해도 여전히 필요한 만큼의 재원 조달은 불가능하다. 본예산을 더 쥐어짜거나 추경 규모를 줄이지 않는 이상 국채를 발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신빙성을 얻는 이유다.

삭감 대상으로 거론되는 사업은 한국판 뉴딜, 직접 일자리 예산, 소비쿠폰 등 경기 부양 예산이 대상이다. 예산이 편성되고 정책 사업이 시작되면 사업 수혜자가 있기 마련이다. 예산을 삭감하는 사업의 기존 정책 대상자들의 반발도 고려해야 한다. 디지털 뉴딜은 IT기업이 대상일 수 있다. 한국판 뉴딜에 포함된 휴먼 뉴딜은 고용안전망 강화가 목적이다. 직접 일자리는 주로 고령층 일자리로 연결된다. 생산성이나 일자리 질 측면에서는 부족하지만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정부 방역 태세 아래 고통을 크게 분담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칫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다른 취약계층 대상의 예산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는 지울 수 없다. 지출 구조조정 순위를 명확히 해서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 본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