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불확실성의 시대, 기술 창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창설 이래 세 번째 팬데믹을 선포하고 어느덧 2년이 흘렀다. 여러 변이에 의한 수차례의 대유행을 지나 어느덧 '엔데믹'(주기적 유행·풍토병) 또는 '종식'에 가까워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득 마스크가 익숙해진 지난 2년 동안 우리를 둘러싼 기술과 창업 생태계에도 진행됐던 많은 변화가 떠올랐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비대면 시대로의 전환, 이를 통한 메타버스 기술의 발전, 팬데믹 출현이 환경 균형 붕괴와 관련 있다는 관점 대두, 투자·기업 경영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하는 흐름 등 사회 전반에 걸쳐 기술 발전과 사람 인식이 동시다발적으로 크게 변화했다. 이런 변화가 생활 방식과 산업을 바라보는 관점 등에 영향을 미친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변화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도 드러났다. 수소 연료 기반의 플라잉카, 해양 오염 저감용 수중 드론과 해양 에너지 저장용 오션 배터리, 곰팡이 활용 대체 유제품과 대체 육류 등 친환경 기술 스타트업이 혁신상을 휩쓸었다. 또 우주테크와 대체불가토큰(NFT) 등이 처음으로 CES에 등장하기도 했다. 인류가 살아가는 지구라는 공간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 나아가 살아갈 공간을 확장할 가능성과 소유 개념에 대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기술 스타트업을 창업했고 매각한 이후 유망한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사업 성장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싶다는 생각으로 액셀러레이터를 창업했다. 이후 기술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고 성장을 함께하다 보니 팬데믹과 같은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에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가 꾸준히 발전하며 이전에 없던 기회를 창출해 내고 있음에 마음이 뜨거워지곤 한다.

실제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 또한 꾸준히 성장해서 2016년 150억달러이던 딥테크 분야는 2020년 620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기업이 참여하는 딥테크 투자 또한 2016년 51억달러에서 2020년 183억달러 규모로 늘어났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월 발표한 '창업기업 동향'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기술 창업이 지난해 23만개를 달성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이처럼 불확실한 시대에 기술 스타트업이 더욱더 주목받는 이유는 기술의 고유한 특성이 만드는 안정적 성장성과 회복 탄력성 덕분이다. 기술 스타트업은 기업이 보유하는 기술이 그 자체로 자산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사업 다각화 공산이 높다. 이 덕분에 규모가 그리 크지 않더라도 안정적으로 출구 전략을 만들어낼 여지가 많을 뿐만 아니라 기술 자체에 대한 언어 장벽이나 시장 제약이 많지 않아 글로벌 진출도 열려 있다.

기술 기반으로 사업을 펼쳐 나가기 때문에 상황을 수용하고 새롭게 도전하는 데 열린 창업자라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회복 탄력성이 좋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은 자사 기술이 비즈니스로서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을 찾는 '프로덕트-마켓 핏'(Product-Market Fit)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 팬데믹 같은 외부적인 요인을 비롯한 여러 불확실성으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더라도 자사 기술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적합한 시장을 찾아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나가며 더 큰 기회를 창출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기술 스타트업의 잠재력과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가끔 외부에서 예비 창업자를 만날 때 '이런 시기에 창업해도 되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질문자는 아마도 이렇게 변수가 많은 시대에 창업해도 되는지, 나름대로 현재의 안정성을 포기하면서 창업해도 되는지에 관한 질문일 것이다. 그럴수록 지금 창업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불확실한 시대가 가져오는 새로운 기회의 가능성, 그 가능성을 함께 열어 갈 액셀러레이터 등 든든한 조력자가 있다면 더욱 안정적인 성장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yklee@bluepoint.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