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민 교수의 펀한 기술경영]<310>고전 기행

고전. 어느 사전은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이라 풀이한다. 또 다른 설명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대표적 저술이라고도 한다.

고전을 뜻하는 클래식(Classic)은 라틴어 클라시스(classis)에서 왔다. 이것은 고대 로마 사회의 시민 계층 가운데 최고 계급의 명칭이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일류'나 '최고'란 의미로 쓰였다. 더욱이 후대에 그리스나 로마 예술을 모범으로 받들면서 가치규범이란 의미도 덧붙여진 듯하다.

우리는 종종 위대한 경영학자에게 귀를 기울여 봄 직하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쉽게 읽혀지는 것도 아니고, 그런 다음에라도 그 사색의 깊이까지 따라잡기에는 벅차다.

혁신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논문이 있었고, 우리는 그 가운데 한 움큼만이라고 이해하기가 벅차다. 하지만 그 가운데 세 가지 질문만을 떠올린다면 그나마 고전이라 부를 만한 것을 찾아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만일 혁신이 무엇인가란 그 정의를 묻는다면 피터 드러커의 생각에서 시작해 봄 직하다. 그는 대부분의 혁신, 특히 성공적인 혁신은 혁신 기회에 대한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탐색의 결과라고 했다. 그리고 이런 기회는 기업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기도 하지만 기업 내부에서 탐색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드러커 혁신학'이라 이름 붙여도 될 만한 한 기고문에서 네 가지 내부 원천과 세 가지 외부 원천을 언급한다. 후대에 많은 학자가 더 많은 원천을 언급했지만 드러커의 이들 원천을 벗어날 만한 사례는 흔하지 않다.

그럼 다음 질문도 하나 던져 보자. 혁신을 어디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까. 여기에도 정답이란 없겠지만 두 경영학자에게 슬쩍 기대 보는 방법이 있다.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교수는 비즈니스모델을 가치와 수익공식에 관한 것이라 했고, 마이클 포터 교수는 우리가 경쟁자보다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따져 보는 것을 전략이라고 했다. 기업경영의 일상에 수많은 것에 있겠지만 혁신의 태반은 이 두 가지에다 진정 나만의 다른 제안을 찾는 것인지도 모른다.

세 번째 질문을 '혁신은 어디에 있는가'로 한다면 김위찬 교수를 불러들여야 할 때다. 우리는 그를 '블루오션전략'으로 친숙하게 여기지만 그는 가치혁신이란 오랜 여정을 해 왔고, 그 귀착점 또는 정거장 가운데 하나가 블루오션이었다.

그는 '생각의 오류'란 용어로 출발점을 삼았다. 그는 어떤 기업도 예외일 수 없고, 심지어 잘하고 성공의 경험이 축적되면 더욱 빠져들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아집, 관성, 착시, 근시안 같은 함정도 있다.

혁신은 새로운 것일까. 이것은 혁신의 필요조건이 아니었다. 혁신 원리는 매번 새 사례로 반복되고 있었다.

드러커가 말한 혁신을 만드는 부조화는 한참 후대의 여느 서비타이제이션 모델들도 설명해 낸다. 지식의 기반이 바뀔 때 찾을 수 있는 혁신의 가장 극명한 사례로 드러커는 JP모건과 지멘스를 들었지만 정작 가장 극명한 사례는 우리 시대의 넷플릭스였다. 소비자의 인식 변화란 또 다른 혁신 원천은 소비자의 부담을 들어 준 모든 새로운 서비스의 아버지가 되었다.

고전을 읽어 본다는 것, 그것의 가치가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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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jpark@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