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뷰]적자 e커머스, 생존 전략 '양극화'

국내 e커머스 업계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냈다. 수익 악화를 감수하며 외형을 키우기 위한 공격적 투자와 출혈 경쟁을 이어 온 결과다. 올해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비대면 특수가 받쳐 왔던 e커머스 시장의 성장세는 일상 회복에 따라 둔화세가 뚜렷하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자금줄 역할을 해 온 기관투자가의 투자 심리도 얼어붙었다.

e커머스 업체는 사업 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 올해는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놓고 업체들의 경영 전략도 크게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SSG닷컴, 11번가, 컬리 등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택한 기업은 몸값을 높이기 위한 거래액 확대 경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점유율을 높이고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 투자도 예상된다. 반대로 수익에 초점을 맞추고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와 헬로네이처는 새벽배송 시장에서 철수했다. 막대한 투자비와 고정비를 쏟으며 출혈을 감내하기보다는 리오프닝을 앞두고 출구 전략을 가동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e커머스 시장에서 정면 승부보다는 내실 위주 전략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려는 시도가 시작됐다. 작년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쿠팡도 올해는 수익에 초점을 맞추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