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미국, 일본이 5년 만에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3개국의 대북정책 기조가 5년 만에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이러한 입장을 확인했다. 이번 3개국 정상회의는 2017년 이후 약 5년 만에 이뤄졌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됐다.
윤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고, 국제 정세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미일 협력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약 5년 만에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의는 지역 및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해 3국이 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한미일 협력이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도 “북한의 계속되는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위협에 대해 지속적인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한미일 삼각협력은 우리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 그중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 역시 “북한 대응을 위해 삼자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한국과 미국, 일본과 미국의 대응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을 적극적으로 저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따라서 탄도미사일에 관한 대응 훈련이 중요하다. 공동 훈련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은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첫 해인 2017년 정상회담을 가진 뒤 이번 정상회담까지 4년 9개월 간 만남을 갖지 않았다. 당시 우리나라는 문재인 정부 최대 목표로 설정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달성을 위해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 인도적인 대북 지원을 강조했었고, 미국과 일본은 난색을 표한바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이 이날 정상회담에서 대북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뒀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3국의 대응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회담이 열린 것을 축하한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 포함돼 있다. 이러한 형식의 대화가 지속되면서 삼각 공조가 강화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아태지역 4개국 정상 참석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부당한 전쟁의 책임을 러시아가 져야 하며,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수호해야 한다는 우리 모두의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에 대해서 책임을 지도록 만들 것이며 국제사회와 공조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은 납북자 문제에 대해 해결을 촉구했다. 기시다 총리는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과 미국이) 계속 지지해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드리드(스페인)=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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