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충전기 보급사업, 특정업체 몰아주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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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충전기 보급사업, 특정업체 몰아주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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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충전기 보조금 사업이 특정업체 몰아주기로 전락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올해 정부 보조금 예산의 20%를 확보한 기업이 나왔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보조금만 노리는 일부 업체 사업 참여를 제한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사업자 대상 평가제를 도입했지만 무용지물이란 비판이 나온다.

환경부는 지난 6월 16일부터 30일까지 실시한 보조금 신청서 접수를 마감하고, 이달 7일 접수된 모든 신청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환경부는 정부 보조금 사업자격을 신청한 40여 기업을 대상으로 충전기 설치 실적 등 평가를 통해 25개사를 선정했다. 이후 평가 결과를 토대로 5개 등급별로 보조금 물량을 차등 배분할 예정이었다.

환경부 충전기 보급사업, 특정업체 몰아주기 논란

그러나 지난달 30일 마감된 신청서가 정부 예산(605억원)에 못 미친 500억원 수준에 그치자 접수된 신청서를 모두 승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결국 평가제를 도입해 40여 기업 중 25개사로 줄인 것 말고는 과거 선착순 지급 방식의 정책과 같은 상황이 됐다.

8100여개 신청서를 제출한 충전사업자 A사는 100억원이 넘은 보조금을 받게됐다. 접수된 신청서 숫자 기준 약 500억원 정부 예산 중 20%를 이 회사가 차지한 셈이다.

A사는 정부 승인일에 충전 요금을 두 배가량 인상해 고객 비난을 받고 있다. 회사는 ㎾h당 최소 110원, 최대 178원이던 요금을 269원(09~23시 기준)으로 인상했다.

충전업체 대표는 “작년보다 3배 많은 예산을 집행하는데, 신청 기간이 11일(근무일 기준)이라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다”면서 “환경부가 예산 미달 시 신청서를 모두 승인한다거나 상한액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언급은 있었지만 규정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대표는 “결국 보조금 정책이 다시 선착순 시절로 돌아간 것이며, 정부가 예산 집행 편의를 위해 업계와의 약속을 저버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환경부는 사전에 충전사업자와 충분히 소통한 것으로 규정상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환경부 미래대기전략과 관계자는 “605억원 예산이 소진되지 않아 모든 신청서를 승인했고, 이는 업계와도 충분히 소통한 것”이라면서 “매년 충전기 보급 예산이 해를 넘기면서 (기재부로부터) 지적받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2017년부터 지금까지 2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9만기가 넘는 완속충전기를 보급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충전기 보급률 세계 1위다. 하지만 소비자는 이런 수치를 실감하지 못한다. 소비자 접근성 등과 상관없이 보조금만 타내기 위해 충전기를 무분별하게 설치됐기 때문이다. 또 정부 기관 사칭이나 충전기 불법 철거 의혹, 부실 공사, 뇌물 수수 등 매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보조금 정책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표】2017~2022년 전기차 충전기 보조금 사업 현황(자료:환경부)



※콘센트형(2020~2022년) 및 이동형 충전기(2017~2019년) 예산에 일부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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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