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3분기 실적에 세타2 품질비용 '2조9000억원' 반영

현대차와 기아가 이달 발표 예정인 올해 3분기 실적에 '세타2 GDI 엔진' 관련 비용 증가를 이유로 2조9000억원의 품질 비용을 반영한다. 당초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됐으나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18일 현대차는 품질 비용 1조3600억원을 올 3분기 실적에 충당금으로 반영한다고 공시했다. 기아는 1조5400억원의 품질 비용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기아 서울 양재동 사옥 전경.
현대차·기아 서울 양재동 사옥 전경.

현대차·기아는 이날 오후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어 세부 내용을 알렸다. 애초 증권가에서는 올해 3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이 3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기아도 2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와 고환율 상황이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하지만 반도체 수급 문제로 중고차 사용 기간이 길어진 결과 세타2 GDI 엔진 탑재 차량을 대상으로 한 엔진 평생 보증 프로그램 비용이 증가해 품질 비용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이번 품질비용 반영은 엔진 리콜 교체율이 예상보다 높았고, 높아진 환율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번 품질 비용 반영으로 3분기 실적이 기존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이에 따른 시장 충격을 줄이고자 공식 실적 발표에 앞서 투자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알린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가도 3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는 공시에서 “GDI 엔진과 관련한 추가적 충당금 설정과 선제적 고객 보호 조치를 위해 품질 비용을 반영할 예정”이라며 “향후 근본 개선책 마련과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품질 이슈 재발 방지에 주력해 품질에 대한 고객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2018년 3분기 4600억원(현대차 3000억원·기아 1600억원), 2019년 3분기 9200억원(현대차 6100억원·기아 3100억원), 2020년에 3조3900억원(현대차 2조1300억원·기아 1조2600억원)의 세타2 GDi 엔진 리콜 관련 충당금을 반영한 바 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