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로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동안 서비스 장애가 6차례 발생했다. 평균 5일 주기로 반복됐다. 하인리히 법칙처럼 큰 사고를 앞두고 작은 징조가 보이고 있다. 수면 아래 서비스 장애까지 합친다면 '먹통 공화국' 우려가 커진다. '제2의 카카오' 쓰나미가 임박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전자신문은 3회에 걸쳐 플랫폼 서비스 장애 현황과 원인을 살펴보고 대책을 모색해 본다.
플랫폼 서비스 장애가 이어지고 있다. 역대 최장 서비스 장애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배달플랫폼 '바로고'부터 우리은행 모바일뱅킹과 카카오내비, 네이버 쇼핑과 스마트스토어 등이 한 시간 넘게 멈춰 섰다. 대국민 플랫폼 서비스에 빨간등이 계속 켜지고 있다.
1개월여 동안 발생한 서비스 장애 실태를 보면 심각성은 더 커진다. 카카오는 공식 서비스 장애 시간을 총 127시간30분(5일 7시간30분)으로 추산했다. 서비스 중단 후 복구 작업까지 5일이 걸렸다. 플랫폼 업계 '역대 최장 장애'의 오명을 얻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달 4일 카카오내비가 트래픽 폭증으로 접속 장애를 겪었다. 카카오 먹통 사태를 겪은 지 2주 만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보다 앞선 기자회견에서 “트래픽이 매우 많은 서비스여서 모의 훈련을 수시로 해 왔다”고 말했지만 서비스의 취약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우리은행의 모바일 뱅킹은 월급 지급일 아침에 앱 접속이 이뤄지지 않았다. 신규 기능을 업데이트하면서 오류가 났다. 주말이 아닌 트래픽이 많은 25일 월급날에 기능 개선 작업을 했다는 점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달 6일에는 네이버도 쇼핑, 스마트스토어, 지도, 뉴스, e스포츠 등에서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네이버 e스포츠에서 중계한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수십만 명의 접속자가 몰린 탓으로 추측하고 있다. 네이버 측은 트래픽 급증으로 추정,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네이버도 예상할 만한 이벤트가 충분히 있었지만 사전 대응을 하지 않아 사용자 불편을 초래했다. 사이버보안 상황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20일 배달대행 플랫폼 바로고가 디도스 공격을 당해 이튿날까지 서비스 마비·복구가 반복됐다. 카카오 서비스 장애와 관련된 해킹 메일도 빠르게 확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금융 서비스보다 덜 예민하게 인지해 왔던 플랫폼 업계의 '안전 불감증'이 가져온 예고된 참사”라며 “서비스 장애와 해킹 사건, 위협 등이 더 큰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