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대신 성장을 선택한 '와칸다'...'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2022년의 대미를 장식할 마블의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9일 전 세계 최초로 대한민국 관객과 만난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국왕이자 '블랙 팬서'인 티찰라 왕의 죽음으로 수많은 강대국으로부터 위협을 받게 된 와칸다를 그린다.

라몬다, 슈리, 오코예, 나키아, 음바쿠는 슬픔을 뒤로하고 각자의 사명을 갖고 와칸다를 지키기위한 싸움을 이어간다. 이 가운데 미국이 깊은 해저에 자리잡고 있는 비밀 국가 '탈로칸'을 건드리게 되면서 비브라늄 패권을 둘러싼 최후의 전투가 벌어지게 된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흑인 히어로 솔로무비 '블랙팬서'는 전 세계적으로 '와칸다' 열풍을 일으켰으며, 국내에서도 539만 관객을 동원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하지만 영화의 상징과도 같았던 배우 채드윅 보스만이 2020년 세상을 떠나면서 다음 작품의 향방도 불투명해졌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는 채드윅 보스먼의 빈자리를 감추는 대신 전면에 드러내 성공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라몬다 여왕을 연기한 안젤라 바셋의 연기력이 압도적이다. 슬픔에 휩싸여 정체되어 있기 보다는 딸인 슈리를 이끌고 나아가는 강인한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최빈국에서 초강대국으로 거듭난 와칸다를 견제하는 국제사회에게 '매운맛' 외교를 보여주는 든든한 리더로서의 면모도 드러낸다.

개봉 전 '2대 블랙팬서'로 지목돼 우려의 중심에 섰던 슈리는 외적인 강인함을 커버할 수 있는 내면의 성장을 보여준다. 다만 왜소한 몸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 티찰라 왕에게서 보았던 위압감은 조금 부족하다. 대신 이과형 천재답게 자신의 부족한 점을 극도로 발달한 과학기술로 메웠다.

오코예는 도라밀라제의 수장다운 강력한 액션뿐만 아니라 수트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등 모습으로 무게감을 덜어내고 유쾌한 재미를 더했다. 이 외에도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하는 나키아, 음바쿠, 도라 밀라제가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쿠쿨칸으로 불리는 탈로칸의 왕, 네이머는 자신의 나라에는 한없이 자비로우면서 타국에는 망설임없이 이를 드러내는 폐쇄적인 인물이다. 다리에 날개가 달렸다는 다소 유치할 수 있는 설정을 전설 속 섬 아틀란티스 신화와 마야, 아즈텍 문명을 바탕으로 개연성있게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레티티아 라이트(슈리 역)는 "이번 작품은 지상과 수중 요소가 합쳐져서 정말 멋지다. 관객들이 절대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는데, 이를 증명하듯 볼거리가 가득하다. 이번 작품에 새롭게 등장한 바닷 속 비밀 국가 '탈로칸'의 환상적인 비주얼은 2년에 가까운 개발기간과 400페이지에 달하는 프로덕션 가이드 등 제작진의 노력이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이번 영화는 '귀가 즐거운' 작품이다. 예고편에서도 살짝 드러난 사운드의 적절한 사용이 인상적이다. 전작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을 수상한 루드비히 고란손이 이번에도 음악을 담당해 극도로 발전한 과학기술과 나이지리아·메소아메리카 문화의 매력을 적절하게 섞어냈다. 심해 국가, 탈로칸의 아름다운 모습은 세련된 음악이 더해져 매력이 배가됐다.

최후의 전투는 약간 허술하게 결말 맺었으나, 이를 제외하고는 볼만한 블록버스터다. 2시반 40분이 넘는 러닝타임을 지루함없이 꽉 채웠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9일 전세계 최초로 국내 개봉한다. 러닝타임 161분. 12세 이상 관람가. 쿠키영상 1개.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