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 해외 매출 8000억 돌파 '초읽기'

3분기 누적 5780억…16.3%↑
올해 연간 해외 비중 70% 유력
북미·러시아 시장 성장세 뚜렷
달러화 강세…반사이익도 챙겨

경동나비엔, 해외 매출 8000억 돌파 '초읽기'

경동나비엔이 올해 처음 해외 매출 8000억원 고지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견조한 데다 달러화 강세로 반사이익까지 챙겼다. 올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 돌파가 유력, 글로벌 기업으로 당당히 거듭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동나비엔의 올해 3분기 누적 해외 매출은 57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3% 증가했다. 이 기간의 해외 매출 5000억원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북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5.3% 늘어난 4828억원을 거두면서 성장을 견인했다. 두 번째로 매출 규모가 큰 러시아에서는 지정학적 이슈에도 현지 재고를 사전에 확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8% 성장한 49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반면에 국내시장에서는 전년과 비슷한 규모인 2456억원을 기록했다.

경동나비엔, 해외 매출 8000억 돌파 '초읽기'

올해 3분기까지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2%다. 해당 기간 기존 최대치인 67%(2021년)를 넘어선 데 이어 사상 첫 70%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해외 사업이 순항한 것은 보일러와 온수기 등 주력 품목이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았고 고환율 효과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경동나비엔의 주력 제품인 가스보일러와 온수기는 사계절 필수 품목으로, 수요가 꾸준하다. 북미 시장에서는 온수기 부문 1위 업체로 입지를 굳히며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친환경 바람을 타고 콘덴싱 보일러 수요까지 확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들어 달러화 강세로 환차익까지 커지면서 해외 매출 성장에 힘을 보탰다.

지난 2월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북미 건축설비 전시회 IBS의 경동나비엔 부스 전경
지난 2월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북미 건축설비 전시회 IBS의 경동나비엔 부스 전경

경동나비엔의 연간 해외 매출은 2020년에 첫 5000억원(5033억원) 돌파 이후 지난해 7075억원까지 뛰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9년 56.7%, 2020년 58%에서 지난해 65%로 늘었다. 올해 역시 3분기까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4분기가 보일러·온수기 성수기인 것을 고려하면 8000억원 돌파도 가뿐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보일러 시장은 연간 120만~130만대 신규·교체 수요가 일어나는 정체된 시장이다. 4~5개의 주요 보일러 업체들이 이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면서 환기장치, 매트류 등 판매로 수익을 채우고 있다.

경동나비엔 미국법인 전경
경동나비엔 미국법인 전경

경동나비엔은 1992년 중국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렸다. 북미와 러시아 등 주요 시장에 맞는 지역향 제품을 출시하고 꾸준히 마케팅을 전개, 수출기업으로 거듭났다. 해외 매출이 10%도 채 안 되는 국내 보일러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부사장은 “올해만 멕시코, 캐나다, 우즈베키스탄 등 3개 신규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했다”면서 “주력 시장인 북미의 경제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것이 관건이지만 내년에는 지역향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을 강화, 해외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경동나비엔 연도별 해외 매출 현황(자료: 전자공시시스템)>

경동나비엔, 해외 매출 8000억 돌파 '초읽기'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