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고 페트병 던졌다…호주 축구팬, '역전패'에 화나 폭력

프랑스 국기를 흔들던 남성(오른쪽)이 호주 축구 팬들과 충돌하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프랑스 국기를 흔들던 남성(오른쪽)이 호주 축구 팬들과 충돌하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프랑스가 호주를 상대로 4대 1 역전승을 거두자 거리 응원을 하던 일부 호주 팬들이 프랑스 국기를 흔드는 남성을 향해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 논란이다.

23일(현지시간) 호주7뉴스와 미국 더 선 등에 따르면,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D조 1차전, 프랑스와 호주의 경기를 보기 위해 이날 오전 6시께 호주 멜버른 페더레이션 광장에는 양국 팬들이 모였다.

호주는 전반 9분 선제골로 앞서 나갔으나, 이후 프랑스가 연이어 4골을 성공시키자 광장의 분위기는 점점 나빠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진 영상을 보면, 프랑스 국기를 든 남성들이 큰 소리로 환호하자 호주 팬들이 흥분해 그들을 향해 빈 페트병을 집어 던졌다. 남성은 상체를 숙이며 페트병을 피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수십 명의 호주 팬들이 남성을 향해 한꺼번에 달려들어 발길질을 하고 욕설을 퍼붓는 등 거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프랑스 국기를 강제로 빼앗는 호주 팬도 있었다.

경찰이 출동하자 광장에 모인 이들이 흩어지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현지 경찰은 “아직 해당 사건 관련 불편 사항이 들어온 것이 없다"면서도 “우리는 스포츠 팬들이 즐거운 시간을 올바른 정신으로 축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한 가지 반전이 있다. 프랑스 국기를 흔들던 남성이 프랑스인이 아니었던 것이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그는 우크라이나계 호주인으로 이날 관심을 받기 위해 일부러 호주 광장에서 프랑스국기를 흔들었다. 그와 일행은 논란이 되는 장난 영상을 올리는 SNS 채널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현지 팟캐스트 백 투 벤치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호주 응원복을 맨 위에 입고 왔다가, 프랑스가 동점골을 넣자마자 이를 찢어버리고, 안에 있는 프랑스 응원복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