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평균 자산 5.5억원…상·하위 소득격차 6배

2022 가계금융복지조사
실물자산 증가…전년비 9%↑
부채 9170만원 '역대 최대'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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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가구의 자산과 소득이 1년 새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금융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 성장세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부채 역시 역대 최대치인 1억원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통계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1일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2만 가구를 표본으로 한 조사다. 조사 결과 자산 규모는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예금 등 금융자산 증가도 있지만 주택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실물자산 증가의 영향이 컸다. 자산 증가율은 역대 최고를 기록한 지난해(12.8%)에 이어 두 번째다. 올해 3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 자산은 5억4772만원으로 지난해보다 9.0% 증가했다. 금융자산과 실물자산이 각각 1억2126만원, 4억2646만원으로 조사됐다.

부동산과 전세가격 상승 등으로 실물자산 증가율은 역대 두 번째, 금융자산 증가율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이는 올해 부동산시장 침체 영향이 본격화하기 전인 3월 말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진 데 따른 것으로, 올 하반기 하락세는 반영되지 못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2022년 조사 결과는 최근 금리상승과 부동산 가격 하락세 지속 등으로 현재 체감하는 경기 상황과는 상이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구당 평균 자산 5.5억원…상·하위 소득격차 6배

같은 기간 부채는 8801만원에서 9170만원으로 4.2% 늘었다. 금융부채 6803만원에 더해 임대보증금은 2367만원으로 나타났다. 금융부채 가운데 담보대출 5381만원, 신용대출 1008만원이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1년 새 10.0%(4150만원) 증가한 4억5602만원을 기록했다.

부채가 있는 가구 비율은 63.3%로 전년 대비 0.3%포인트(P) 감소했다. 부채 보유액 구간별로는 1억1000만~2억원 미만 부채를 보유한 가구 비율이 16.5%로 가장 높았다. 부채 보유액이 3억원 이상인 가구는 12.4%였다.

가구주 연령대별로 보면 경제활동인구 15세에서 29세 이하 부채가 41.2% 급증했다. 임경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29세 이하의 경우 금융부채를 얻어서 전세 등 보증금을 끼고 집을 매매한 몇 가구가 발견됐는데 이런 특성이 증가율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 “29세 이하 가구의 경우 표본 수 자체가 매우 적기 때문에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29세 이하 부채 보유액은 5014만원으로 연령대 가운데 가장 적었다. 50대(6.8%), 60세 이상(6.0%) 장년·노인층 부채 증가율도 눈에 띄었다. 부채 보유액으로 보면 40대가 1억2328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30대와 50대는 각각 1억1307만원, 1억763만원이었다.

늘어난 부채 규모에 비해 아직은 원리금상환 부담이 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제로(0) 금리에 가까운 기준금리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 가운데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가구는 64.4%로 2020년 대비 1.2%P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급격히 오른 금리에 가구 부채 부담은 앞으로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기준으로 조사한 가구 소득은 6414만원으로 2020년 대비 4.7% 늘었다. 세금·공적연금·이자비용 등 가구의 비소비 지출도 1185만원으로 5.6% 증가, 소득과 비소비 지출을 뺀 가처분소득은 5229만원으로 2020년 5003만원 대비 4.5%(226만원) 증가했다.

불평등 지수를 보여 주는 소득분배지표는 엇갈린 결과를 보였다. 가처분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2020년 0.331에서 2021년 0.333으로 소폭 올랐다. 상대적 빈곤율은 같은 기간 15.3%에서 15.1%로 개선됐다. 고소득 가구와 하위 가구 간 소득 격차를 나타내는 균등화 가처분소득 기준 소득 5분위 배율은 2020년 5.85배에서 지난해 5.96배로 0.11배P 더 벌어졌다. 상위 20% 소득 평균값이 하위 20%의 5.96배라는 뜻이다.

[표]가구의 경제상황(자료: 통계청)

※ 자산·부채·순자산은 올해 3월 말 기준, 소득·지출은 2021년 기준임

가구당 평균 자산 5.5억원…상·하위 소득격차 6배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