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멈춰 세운 김진표… “8·9일에 국회 본회의 개최”

김진표 국회의장이 2일 오전 외부 일정을 마친 뒤 국회의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2일 오전 외부 일정을 마친 뒤 국회의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번 주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처리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김 의장은 정치 현안보다 예산안 처리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2일 입장문을 내고 “오는 8·9일 양일간 본회의를 개최한다”고 말했다.

정기국회 막바지에 돌입한 여야는 예산이 아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두고 극심하게 대치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했고 1일 열릴 예정이던 본회의에서 보고를 거친 뒤 2일 본회의에서 이를 가결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거센 반발로 1일과 2일 모두 본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결국 내년도 예산안 통과 역시 시한을 넘기게 됐다. 당초 예산안 처리 법정 기한은 2일이었다.

김 의장은 가장 먼저 국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김 의장은 “헌법이 정한 예산안의 법정 처리시한이 오늘이지만 내년도 나라살림 심사를 마치지 못했다. 국회의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예산안 처리를 강조했다. 정치적 사안인 해임건의안보다 예산안이 먼저라는 의미다. 민주당 출신인 김 의장이 본회의 개최에 대한 당내 요구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두 차례의 본회의를 열지 않은 이유다.

김 의장은 “글로벌 복합경제위기 속에서 물가와 금리가 치솟고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수출마저 부진한 상황”이라며 “민생경제를 살리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복지를 챙기면서, 나라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내년도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야말로 국회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여야가 정치 현안을 가지고 대결 구도를 이어가면 예산안 처리가 어렵다. 양당 원내대표들과 정부에 예산안 처리 일정을 최우선으로 합의해 줄 것을 지속해서 촉구해 왔다”면서 “여야가 의견을 달리하는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논의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해법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으로서 최선을 다해 조정· 중재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김 의장은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은 넘겼지만 정기국회 안에 이를 반드시 처리해야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는 8일과 9일 각각 본회의를 열겠다고 했다.

김 의장은 “2014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을 지키지 못한 경우라도, 모두 정기국회 회기 내에 예산안을 처리했다”면서 “이번에도 정기국회 내에 처리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바뀐 본회의 일정에 맞춰 이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 전략을 수정할 방침이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의총) 이후 취재진과 만나 “8일과 9일 열리는 본회의에서는 당초 말한 것처럼 진작 물러났어야 할 이 장관에 대한 인사 조치의 마무리를 위한 결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방법에 대해서는 원대 포함한 대표단에 재위임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