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택시산업, 발전적 대안 모색해야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에 25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배차 알고리즘을 이용해 가맹택시를 우대한 혐의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 택시 수를 늘리기 위해 중형택시 호출 중개 서비스에서 가맹 택시기사를 우대했다는 게 요지다. 카카오T는 즉각 행정소송 등 대응 의지를 밝혔다.

이번 사안은 국내 벤처 스타트업 업계에 시사점이 있다. 우선 국가의 시장 개입이 낳은 파장이다.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한 국회와 정부 책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택시 시장은 카카오를 빼고 얘기하기 어렵다. 사실상 독점 형태를 띤다. 카카오의 택시 호출 시장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왜 이렇게 됐을까. 타다 금지법이 입법화되면서 예견됐다.

유성욱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이 14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앱의 중형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회사 등이 운영하는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를 우대한 행위 제재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유성욱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이 14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앱의 중형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회사 등이 운영하는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를 우대한 행위 제재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정부는 말로만 벤처 스타트업 규제 완화를 내걸었으나 결국 운행을 중지시켰다. 당시 상황은 어떠했는가. 타다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워 높은 소비자 만족도를 이뤘다. 여성 승객이 늘었고, 안전성도 담보됐다. 하지만 정치 논리로 산업영향평가 없이 법이 만들어졌다.

카카오T 사안은 어쩌면 정부·국회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 행정부와 입법부가 앞장서서 경쟁제한 행위를 한 측면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타다 사태를 기억하는가. 타다는 우리나라 택시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결국 시장 진입에 실패했다. 2020년 타다금지법으로 시동이 꺼졌다. 외국에서 우버·그랩이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대비된다.

타다 사태 이후 국내 택시 시장은 어떻게 변했는가. 공항, 기차역, 고속버스터미널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제외하고 카카오택시를 부르지 않고는 이동하기가 쉽지 않다. 심야 시간대에는 택시 잡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우리 택시 산업은 점점 마구잡이 개발에 빠져들고 있다. 이번 공정위의 결정으로 이용객들이 또다시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타다의 교훈을 우리 모두 기억하자.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