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가전유통, 영업적자 6배 늘어...4년 만에 100억대

지난해 삼성전자판매(삼성스토어) 적자폭이 전년 대비 6배 가까이 늘었다. 가전 수요 둔화와 재고 부담, 경쟁 심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급격한 외형 성장을 거둔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았다.

삼성스토어 대치점(자료: 전자신문 DB)
삼성스토어 대치점(자료: 전자신문 DB)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스토어(구 삼성디지털프라자)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27억761만원으로, 2021년(21억1467억원) 대비 504.7%나 증가했다. 최근 10년 간 최대 증가폭이다.

삼성스토어는 삼성전자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가전유통 자회사다. 삼성전자의 주요 가전뿐 아니라 스마트폰, 노트북 등도 함께 판매한다.

지난해 삼성스토어의 영업손실 규모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최대 규모인 동시에 2018년(181억3481만원) 이후 4년 만에 100억원을 웃돌았다.

적자 폭이 크게 뛴 것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하락과 경쟁심화, 재고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국내 가전시장에 덮친 갑작스러운 수요한파로 가전 유통업계 비상이 걸렸다. 수요방어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격정책 등을 실시하면서 상당 부분 마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갑작스러운 수요둔화에 따라 재고 부담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줬다. 지난해 삼성스토어 재고자산 규모는 2467억원 규모다. 2021년 2872억원 대비 16.4% 줄었다. 수요 한파로 쌓였던 재고 소진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재고 부담을 일정부분 해소했지만 낮은 소비심리 탓에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꺼내들 수밖에 없어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스토어의 적자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최근 10년 간 흑자를 기록한 해는 2020년(108억6445억원)이 유일하다. 코로나19 팬트업 수요와 정부 재난지원금, 고효율가전 구매 지원 사업 등 가전 수요가 폭발한 해다. 그 해를 제외하고 삼성스토어는 매년 70억~300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꾸준히 기록해 왔다.

삼성스토어 전경(자료: 전자신문 DB)
삼성스토어 전경(자료: 전자신문 DB)

삼성전자는 그간 삼성스토어의 경영지표 개선보다는 삼성 가전과 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 영향력 확대와 고객경험 개선 등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코로나 이후 공격적인 외연 확장 전략을 취하면서 지난해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국내 가전 유통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모기업인 삼성전자의 수익성까지 갈수록 악화되면서 자회사의 지속적인 영업적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최저 1조원대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룹차원의 경영지표 개선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올해 삼성스토어의 수익성 개선 작업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스토어 연도별 영업이익(손실) 현황>

삼성 가전유통, 영업적자 6배 늘어...4년 만에 100억대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